2004년 8월, 경부고속도로 갓길에 멈춘 SUV 조수석에 수십 군데 찔리고 베인 시신이 방치돼 있었다. 운전석의 덩치 큰 남성은 시신과 함께 먹고 자며 은닉 장소를 물색한 끝에, 며칠 뒤 경기 파주의 폐 개농장으로 향했다. 그는 새벽 어둠 속에서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묻은 뒤 시멘트 세 포대를 부어 덮었다. 완벽한 은폐라 믿었지만, 인근 마을 주민들은 새벽 낯선 차량의 움직임을 목격하고 있었다.
이 첩보는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김흥남 형사에게 전해졌고, 탐문 끝에 인천 출신 김정훈(당시 32세)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잠복·미행 중 김씨가 동남아행 밀항선을 알아보는 대화를 포착한 형사들은 그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김씨는 살인을 부인했고, 시신도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48시간 체포 시한이 흘러가고 있었다. 김 형사는 폐쇄회로(CC)TV를 뒤져 범행 추정 차량을 싼타페 한 대로 좁혀냈지만, 소유주는 김정훈과 무관한 60대 황씨였다. 단서는 김정훈의 여자친구 쪽으로 이어진다.
2004년 9월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피의자 김정훈 긴급체포 약 6시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