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기타리스트이자 가수 이효리의 남편인 이상순이 지난달 말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갑작스레 중단했다. 이유는 신경계 증세인 미주신경 기능 저하. 그의 소속사 안테나는 SNS를 통해 “이상순은 최근 갑작스러운 컨디션 저하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며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라디오 진행을 잠시 쉬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주신경은 뇌 신경의 하나로 혈압 조절 등을 담당한다. 이와 연관된 건강 문제를 겪은 사례는 적지 않다. 가수 현아가 과거 혈관미주신경성 실신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고, 트와이스 채영도 같은 이유로 활동을 일시 중단한 적 있다.
자율신경계에 일시적인 기능 이상이 생긴 것인데, 일반인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실신으로 이어지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신승용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교수(순환기내과)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의 증상과 예방·대처법 등을 정리했다.
119구급대원들이 응급의료센터로 환자를 옮기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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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증상과 특징은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여러 실신 중에서 가장 흔한 편이다. 몸의 자율신경계가 특정 상황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혈압이 떨어지거나 심박 수가 느려진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의식을 잃게 되는 식이다. 이것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치거나 골절되는 상황이 위험하다.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식은땀이 나면서 눈앞이 흐려진다. 귀가 먹먹해지거나 온몸의 힘이 빠진다. 이러한 모습이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의식을 잃기 전 나타나는 대표적 ‘전구 증상’이다.
문제는 실신하기 전에 발생하는 증상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지 않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어지럼증이 두드러진다. 반면 소화가 안 되는 듯한 불쾌감이나 메스꺼움부터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막연하게 몸이 좋지 않거나, 갑자기 힘이 빠지는 정도의 비전형적 증세도 있다.
이 때문에 전구 증상이 뚜렷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을 의심하기 어렵다. 다만 반복적으로 증상을 경험해본 사람은 자신에게 나타나는 실신 전 신호를 점차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신승용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교수(순환기내과). 사진 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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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이유와 대처법
스트레스·피로·탈수 등이 겹치면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오랫동안 서 있는 경우나 더운 환경에 노출됐을 때, 심한 통증이나 공포를 느낄 때, 채혈·주사 등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특히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렸거나, 바쁜 일정 때문에 물과 식사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서 있어야 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다만 단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미주신경이 약해져 실신한다고 보긴 어렵다.
전구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참고 버티는 건 금물이다. 갑작스레 의식을 잃으면서 머리나 얼굴을 다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증상이 시작되면 안전한 곳에 앉거나 바로 눕는 게 좋다. 누운 뒤 다리를 올리는 것도 뇌로 돌아가는 혈류 확보에 도움이 된다. 평소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지나친 스트레스와 탈수를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결국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의 전구 증상을 기억하는 것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일찍 알아차리고 즉시 앉거나 눕는 것만으로도 실신을 피할 수 있다. 이는 곧 실신에 따른 이차적인 손상을 예방하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실신을 미주신경 탓으로 돌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특히 운동 중에 발생한 실신, 가슴 통증이나 심한 두근거림과 함께 발생한 실신 등은 의사의 정밀한 평가를 받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