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60대 초반, 돌연사였다.
휴가 중에 사택에서 변을 당해 회사에서도 한동안 몰랐다.
그만큼 방치 시간이 길었다.
‘사택’이라고 해도 아주 옛날처럼 사원들이 모여 사는 대규모 주택단지는 아니다.
그냥 회사가 빌라 정도를 얻어준다.
회사 소유일 때도 있고, 회사가 전세를 얻어 싸게 임대해 주기도 한다.
지방에선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일종의 복지제도 겸 ‘급여+알파’ 정도의 대우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두 번 놀랐다.
예전에 사택 정리를 해봤을 땐 대부분 원룸이었다.
보통 지방에 일하러 온 남자들이 혼자 지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현장은 달랐다.
한 가족이 살아도 될 만큼 널찍한 빌라였다.
거실 겸 주방도 넓었고, 방도 2개였다.
또 놀란 건 어느 정도 청소가 돼 있었다.
시취가 코를 찔렀지만 냄새를 제외하고 현장은 말끔했다.
“청소를 미리 해놓으셨네요?” “아, 저희가 한 게 아니고 고인 유품을 찾으러 다녀간 아드님이 해놓으셨어요.” “쉽지 않으셨을 텐데, 대단하시네요.”
일반인이 이런 시취를 견디며 물건을 정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원래 다른 지방 사람이라 멀리 따로 떨어져 사는 아들을 보러 갔나 했던 모양이다.
현장을 안내해 준 회사 직원은 동료의 죽음을 많이 안타까워했다.
워낙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고인 사모님은 혹시?”
“예전에 헤어졌대요. 부인이 외도했다던가.”
고인과 친했던지 회사 직원은 대략의 이력을 말해줬다.
원래 처가 식구들이 하는 사업체에서 일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혼과 함께 직장도 관두게 된 것.
당시 거래처였던 이쪽 회사와 관계가 좋았던지 재취업에 성공했다.
멀리 있는 이 지방에서 그야말로 새출발을 하게 된 셈이다.
“아드님이 정리를 좀 하고 가셨지만, 이 냄새는 지워야 해요. 약품도 많이 쳐야겠네요. 작업 시간이 꽤 걸리니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 다시 연락드릴게요.”
회사 직원은 대략의 견적을 보고 난 뒤 현장을 떠났다.
차에 실어둔 약품 등 장비를 챙겨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려던 때다.
잠겨 있던 현관문이 열렸다.
웬 중년 여성이었다.
나는 깜짝 놀랐는데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신발을 신은 채 거실로 들어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