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대학교 1학년 때 김민성(36) 작가가 주변 이성들에게 매일같이 듣던 말이다. 한창 연애해야 할 시기 가슴에 비수가 꽂혔다. 일본·미국의 화술 서적을 찾아 읽으며 말투를 연구했다.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말하는 방식만 바꿨을 뿐인데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총학생회장까지 맡게 됐다.
자신감이 생기자 스물세 살에 보험설계사에 도전했다. 인맥도, 경력도 없었지만 그동안 연마한 화법으로 승부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맨땅에 헤딩하듯 영업을 위해 찾은 어느 와인 모임. 그는 자신보다 스무 살 이상 많은 50대 남성과 처음 본 자리에서 세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정확히 말하면 50대 남성이 일방적으로 가정사를 비롯한 내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김 작가가 던진 말은 고작 세 마디였다. “진짜요?” “대박인데요.” “그걸 직접 봤나요?” 그런데 남성은 “민성씨는 말을 정말 잘하시네요” 거듭 칭찬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김 작가는 깨달았다. 말을 잘한다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기준이 있다는 걸.
입만 열면 손해였던 그는 말투를 바꾸고 인생이 달라졌다. 보험설계사 1년 만에 연봉 7200만원을 받았고, 지금은 7분 만에 약 1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쇼호스트이자 1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모티브) 작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됐다. 그의 스피치 강의만 연 4000명 이상이 찾는다.
김민성 작가가 스피치 강연 도중 독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 작가
그의 강의 단골 주제는 이성에게 호감을 주는 말투라고 한다. 수강생 중엔 50대 이상도 적지 않다.
" 단순히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싶어서가 아니에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남자이고 여자다’라는 감각을 확인하고 싶은 자연스러운 마음이에요. 말투는 가장 좋은 수단이에요. 50대가 아무리 운동 열심히 해봤자 20대처럼 안 되지만 말투는 바꿀 수 있거든요.” "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다면,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이번 〈뉴스 페어링〉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민성 작가와 상대방을 사로잡는 말투의 비밀을 파헤친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호감형 말투의 원리, 자가진단법, 실천법 등을 담았다. 사람 마음을 얻는 자는 돈도 잘 번다. 일터에서 영업에 성공하고 매출까지 올려주는 설득의 화술도 배웠다.
나이 상관없이 매력적인 사람의 말투
김민성 작가가 서울 마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Q :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싶은 심리가 뭘까요.
A : 이미 결혼했다고 해서,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에 대해 관심 없는 게 아니었어요. 누구나 내가 인간적으로 매력 있구나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있거든요. 그건 단순히 ‘누굴 꼬시겠다’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에요. 젊은 시절이 그리운 건 누가 “예쁘다” “잘생겼다”라고 해줬던 그 느낌이 그리운 거거든요.
Q : 수강생 연령대별로 고민도 다를 것 같은데요.
A : 20·30대는 면접 성공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데요. 진중하고 겸손하고 존중하는 말투를 쓰라고 강조합니다. 브랜드가 된다는 건 남들이 안 하는 걸 한다는 의미인데요. 평소 은어·비속어 등을 많이 쓰는 이들 사이에서 올바른 말만 쓰는 사람은 돋보일 수밖에 없어요. 친구들 사이에선 놀림받을 수 있겠지만 어른들 눈에는 훨씬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Q : 40·50대 이상은요?
A : 이들은 “소통이 어렵다, 다들 내 말을 안 들어준다”는 고민을 많이 하세요. 특히 회사에서 50대 이상인 분들은 어린 직원들과 대화가 안 되고 소외당하는 것 같다고 많이 토로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