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사박물관에 국부(國父)로 불리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간 자신을 워싱턴은 물론 에이브러햄 링컨 등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보다 더 뛰어난 ‘가장 훌륭한(greatest)’ 대통령이라고 자처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인근 펜타곤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년 추모식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트럼프와 그의 가족을 비롯해 행정부 내 측근 인사들의 재산 증식과 비리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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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9.1m 워싱턴 동상 세워라”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워싱턴 미국사박문관 입구에 세워진 인피니티(Infinity) 조각상과 관련 “그 자리에 30피트 높이의 워싱턴 거상을 설치하라”며 “그 기이한 현대주의 조각상(인피니티)은 미국에 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아무런 영감을 주지도, 우리의 위대한 미국 영웅 가운데 그 누구도 기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25일 워싱턴의 내무부에서 ‘America’s First’라고 적힌 조지 워싱턴 대통령 현수막(왼쪽)과 ‘America First’라고 적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어 “조지 워싱턴은 그렇지 않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의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며 “그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와 우리의 자유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탄생 300년째가 되는 2032년 2월 22일까지 5년 동안 (그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전시회를 개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사박물관 입구에는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호세 데 리베라의 1967년작 ‘인피니티’가 전시돼있다. 이는 워싱턴의 주요 공공건물에 설치된 최초의 추상 조각 중 하나다.
트럼프는 최근 들어 자신을 워싱턴·링컨 등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들과 동급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를 반복하고 있다. 그는 워싱턴과 나란히 말을 타는 모습, 링컨 옆에 앉은 모습, 그리고 현재 공사 중인 백악관 동관 연회장으로 보이는 곳을 워싱턴에게 안내하는 모습을 담은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들을 SNS에 연달아 올렸다. 자신의 SNS엔 스스로를 이들보다 더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자평하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신을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범주에 속하는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주장을 담은 그래픽을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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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문화전쟁’…탄핵 기록 삭제 지시
이번 발언은 트럼프가 국립박물관·미술관을 운영하는 스미스소니언 재단과 벌여온 ‘역사·문화 전쟁’의 연장선이다. 그는 재단이 좌편향 사관과 진보진영 의제인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이념에 사로잡힌 학술 연구 및 전시를 한다고 비판해왔다.
지난 7월 25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미국역사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과 관련된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트럼프는 해당 설명을 삭제하라는 내용을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박물관은 이에 따라 탄핵관련 설명을 삭제했다가, 이를 되살려놓은 상태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3월 “스미스소니언 재단 산하 박물관ㆍ미술관 등에서 부적절한 이념을 삭제하고 미국의 위대함을 강조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사박물관은 트럼프의 탄핵소추 2건에 대한 설명을 삭제했다가 결국 복원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가 ‘미국 역사 구하기’ 보고서를 통해 미국사박물관이 왜곡된 역사관과 부적절한 이념을 조장하고 있으며 “급진적 행동주의 이념에 제도적으로 장악돼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트럼프와 갈등을 빚어 온 스미스소니언 재단의 로니 번치 3세 사무총장은 올해 말까지만 근무하겠다며 지난 8일 사임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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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재산 증식…민주, 트럼프 의혹 정조준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것을 전제로 트럼프를 겨냥한 조사를 준비하고 있고, 효과적인 조사를 위해 이미 외부 조언까지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회에서 다수당 자격을 회복할 경우 트럼프와 그의 가족, 측근들을 굴러싼 의혹을 총망라해 연방의회 차원의 조사에 착수한다는 의미다.
2024년 12월 5일 중국 홍콩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 매장 외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일러스트가 전시되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하원 감독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큰 로버트 가르시아(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부패와 사기성 이권 추구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조사하려면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전체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녁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민주당은 하원 감독위에서 트럼프 일가가 가상화폐와 해외 거래를 통해 거둔 수익을 추적하는 자료를 공개해왔는데, 민주당은 트럼프가 두번째 임기 첫해 해외에서 받은 돈으로 22억5000만달러(약 3조원)를 챙겼다고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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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조준…“백악관, 의회조사 대처법 설명”
법사위에선 트럼프의 두 아들(트럼프 주니어, 에릭 트럼프)과 연계된 벤처캐피털 ‘1789 캐피털’과 ‘아메리칸 벤처스’가 투자한 회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계약 수주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트럼프 일가·기업을 세무조사에서 보호하도록 한 국세청(IRS)과의 합의,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조기 접근권’ 판매,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사업 거래도 조사 목록에 들어갔다.
현지시간 11일 워싱턴 백악관 인근 펜타곤에서 열린 9.11 25주년 추모식에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이 나란히 참석해 있다. AFP=연합뉴스
외교위는 트럼프의 최측근 스티브 윗코프와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가 ‘외교 비선’으로 활동하며 이스라엘, 이란, 우크라이나 문제에 개입하며 각종 이권을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위 간사인 그레고리 믹스(민주·뉴욕) 의원은 “죄다 윗코프와 쿠슈너다. 그들 말고 거기(이권 의혹에)에 더 있느냐”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의 파상 공세를 예상, 법률고문실을 통해 행정부의 정무직 임명자들에게 '의회 조사 대처법'을 설명했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