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가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물리치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리바키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스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사발렌카를 2시간 21분 만에 2-1(6-4 5-7 6-2)으로 꺾었다. 이로써 리바키나는 2022년 윔블던, 2026년 호주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새 번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더불어 올해 4대 메이저대회 중 두 대회를 석권하며 여자 테니스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여자 테니스는 최근 10년간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한 해 두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나온 건 2022년(프랑스오픈, US오픈) 이가 시비옹테크(8위·폴란드), 2024년 사발렌카(호주오픈, US오픈)에 이어 올해 리바키나까지 세 차례 뿐이다. 리바키나는 다음 주 발표될 새로운 랭킹에서 사발렌카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는 겹경사를 맞았다. 사발렌카와 통산 전적도 8승 10패로 격차를 좁혔다.
대회 우승 상금은 550만 달러(약 74억원)을 챙겼다. 사발렌카는 준우승 상금 280만 달러(약 37억원)를 받는다.
서브에이스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올린 리바키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들어 올리며 잔잔한 미소를 보였다. 3주 전만 해도 이런 결말은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시내티오픈 8강전 도중 발 부상으로 기권한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이레 동안 훈련조차 하지 못했다. 대회 전날까지도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을 정도다.
하지만 정작 대회에서 리바키나는 오사카 나오미(일본), 코코 고프(미국) 등 전 메이저대회 챔피언들을 연파하며 우승까지 이뤄냈다. 2018년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국적을 옮긴 그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밟아보는 US오픈 정상이다. 우승 뒤 리바키나는 “10년째 이 대회에 왔는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제 뉴욕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며서 “이런 결과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어쩌다 보니 모든 게 내 편으로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US오픈 3연패를 노렸던 사발렌카는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통산 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2위로 내려앉게 된 사발렌카는 올해를 메이저 대회 무관으로 마친다. 202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