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암과 약을 연구한 두 석학은 90대가 된 지금도 놀라운 체력을 자랑합니다. 20년간 감기 한 번 없었다는 방사선 종양학자 송창원 교수와 전립선암을 이겨내고 마라톤까지 완주한 약학자 이은방 교수입니다. 수십 년간 인간의 몸을 들여다본 두 사람이 자신의 몸으로 검증한 건강법은 무엇일까요. 하루 20분 습관부터 박카스에 타 먹는 ‘하얀 가루’까지, 두 노학자의 특별한 건강 공식을 소개합니다.
20년간 감기 안 걸렸다…94세 방사선 교수의 ‘20분 습관’
송창원 미국 미네소타대 명예교수 연구실. 서지원 기자
‘아흔의 과학자’ 송창원(94) 미네소타대 명예교수(이하 경칭 생략). 그는 이승만 정부 시절인 1959년 ‘1호 국비 원자력 장학생’에 선발돼 미국으로 유학 왔다. 1968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한 석학이다.
송창원은 한국 정부가 지원한 원자력 유학생 1기다. 서울대 화학과에서 인정받던 수재였지만, 겁 없이 떠난 미국 유학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좌절감이 컸다. 그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고민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청년 송창원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유학을 지원해준 한국 정부에 편지를 썼다. ‘추가적인 지원은 필요 없으니 비자만 연장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1년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가기엔 연구가 될 것 같지도 않고, 여기서 그만둘 순 없었다”고 회상했다.
연구자로서 그는 지난 60년간 치열한 삶을 살았다. 아침 8시면 어김없이 연구실에 출근했다. 퇴근은 저녁 7시면 빠른 편이고, 실험이 있을 때는 자정까지도 연구실을 지키며 경과를 살폈다. 그야말로 워커홀릭이었다.
결국 송창원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과학자가 됐다. 방사선 종양학 및 온열치료 분야에서 선구자로 손꼽힌다. 미국국립보건원 최고의 영예 상(Merit Award)과 북미 온열학회 로빈슨상, 국제온열학회 스기하라상 등을 받았다.
송창원은 평생 암의 방사선 치료 효과 증진을 위한 연구에 매진해왔다. 그는
“내 전공과 삶의 경험이 알려준 건강 비결이 있다”고 말했다. 실천하지 못할 정도로 거창하거나,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루틴이 아니었다. 그저 하루 20분이면 충분한, 간단한 습관이다.
실제로 송창원의 건강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저 지병이 없는 정도가 아니다. 겨울이면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운 미네소타에서 송창원은 지난 20년 동안 감기 한 번 앓아본 일이 없다고 했다.
송창원은 취재진 앞에서 완벽한 팔굽혀펴기 자세도 선보였다. 바닥 대신 책상을 짚은 자세이긴 했지만, 94세 노인에게 기대하지 못한 ‘칼각’이었다. 그의 꼿꼿한 허리와 팽팽한 팔 근육을 보니 “지금도 70대 후배들보다 골프를 잘 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확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