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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사퇴…“민주당서 결단 요구”

중앙일보

2026.09.13 08:19 2026.09.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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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운데)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운데)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며 “대통령께서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또 그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 사퇴 결정에는 여당의 압박이 작용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사퇴 권유를 비서실장인 제가 용혜인 후보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적었다. 용 후보자도 회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여당이 용 후보자의 사퇴 결단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건 2030세대 등 여론 반발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실시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용 후보자 임명이 적합하다는 응답은 13%에 그쳤고, 부적합 의견은 61%였다. 더욱이 이 대통령에 대한 여성 지지율도 용 후보자 지명 이후 38%(지명 전 44%)로 떨어지자 여권 내부의 위기감이 커졌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부정적 여론이 더 이상 해소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결국 김 대표가 12일 자진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안다. 추석 뒤까지 인사청문 정국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2030 이탈 심각하자, 당이 직접 나서 ‘용혜인 교통정리’

지난 10일 용 후보자의 긴급 기자회견은 오히려 여당의 기류가 인사청문회 강행에서 포기로 흐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용 후보자는 당시 “정부에서도, 국회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장관과 비례대표 국회의원 겸직 의사를 거둘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은 이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길에서 귀국한 날이었다.

이튿날(11일) 열린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용혜인은 어렵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딱하긴 하지만, 회견 내용이 도저히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최고위원)는 것이다. 당 차원의 용 후보자 비판의 농도도 점차 높아졌다. 11일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겠다”고 말했지만 다음 날 조계원 대변인은 “청년 세대의 여론이 들끓고 있어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용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대해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키기에 전력할 방침이다. 지난 11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자 임명 반대(43%)가 찬성(22%)을 압도하는 등 만만찮은 상황이지만, 다음 달 2일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하는 건 국정 운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김 후보자까지 낙마하면 이번 개각은 실패라고 자인하는 것”이라며 “방어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주도해온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로비 의혹 제기에 대해 역공에 나섰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한동훈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는 불법 유출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쳐서 정치 검찰의 종식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일련의 의혹 제기를 ‘한동훈 게이트’라고 지칭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법제사법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자를 불기소 처분했던 서울 서부지검의 로비 의혹 수사가 “표적·기획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2023년 9월 식품의약범죄조사부가 맡던 수사를 반부패 수사 전담 부서(형사5부)에 재배당한 것 등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이들은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야당 탄압 수사가 명백히 확인됐다”고도 말했다.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용혜인 의원이 누린 기막힌 특혜와 불공정은 바로 민주당이 제공한 것이다. 특히 용 의원의 두 번째 공천은 당시 당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주도한 것”이라며 “책임 있는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용혜인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인사 라인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용 후보자 사퇴는 이번 인사 참사 수습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 후보자 차례”라고 논평했다.





이찬규.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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