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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잔소리의 역효과

Los Angeles

2026.09.1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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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호 수필가

백인호 수필가

경영학에서 사람과 조직을 관리하는 것을 인사관리라 한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다루는 일은 쉽지가 않다. 개인마다 이념과 개성, 감정이 있으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도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살 수 없다”고 했다. 직원을 고용한다고 해서 그 직원의 마음까지 고용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는 가정에서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한다. 그런데 직장 상사나 부모, 배우자 등으로부터는 잔소리를 들을 때도 잦다. 설령 그 말이 나를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잔소리를 들으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담’,‘쇄사’는 말은 모두 잔소리를 의미하며 필요 이상으로  참견하고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는다는 뜻이다. 반면 ‘훈계’란 잘못된 행위를 지적해 다시는 동일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훈시’란 잘못된 행위가 발생하기 전에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주의해야 할 사항을 사전에 지시하거나 가르친다는 뜻이다.      
 
그런데 훈계와 훈시도 말을 반복하거나 사소한 실수까지 지적한다면  듣는 사람은  잔소리로 받아들이기 쉽다. 지적하는 사람은 걱정하는 마음에서, 또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의 표현이지만 듣는 사람이 그 마음을 이해하기 전에는 잔소리로 생각할 것이다.  
 
훈계가 잔소리로 받아들여지면 인간관계마저 무너질 수 있다. 기업이라면 업무의 능률도 오르지 않을 것이다.  
 
잔소리라는 말에는 왠지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다. 그 때문에 상대방의 문제점을 바로잡아 주려는 의도와 다르게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생긴다.
 
부부간에는 잔소리로 시작된 분란이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운전하는데 옆자리에 앉은 배우자가 “천천히 가”, “앞차하고 거리 좀 둬”, “신호 잘 봐”, “차선 바꿀 때 깜빡이 켜” ,“주차 똑바로 해” 등등 쉼 없이 잔소리를 한다면 당하는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집에서도 “양말 좀 뒤집어 놓지 마”,  “화장실 좀 깨끗이 써”,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갖다 놔”, “불 좀 끄고 다녀”, “운동 좀 해”, “내가 몇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등의 말을 되풀이한다면 듣는 사람의 기분이 어떨지…. 하기야  홀로 고독에 시달리며  혼밥을 하는 경우보다 잔소리를 듣더라도 누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잔소리가 많을수록 행복한 것은 아닐 것이다.
 
서로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존중해 잔소리를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가정생활과 인간관계도 훨씬 건강해질 것이다.  

백인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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