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런스통합교육구(TUSD) 학교의 에어컨 설치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13일 오후 3시 기준 2546명이 서명했다. [Change.org 캡처]
“교실 내 온도가 87도라는 게 말이 됩니까.”
지난 10일 토런스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백투스쿨 행사에서 한인을 비롯해 참석한 학부모들이 분개했다.
한 학부모는 “해가 서서히 저무는 오후 6시인데도 온도계가 90도에 이를 정도였으니 폭염이 이어진 대낮에는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인 학생들도 다수 재학하는 토런스 지역 학교 교실 4곳 중 3곳에 에어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토런스 지역 학부모들은 에어컨 설치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주 기록적인 폭염으로 토런스 지역 기온이 90도를 웃돌고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불거졌다. 교실 내 더위로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자 토런스통합교육구(TUSD)측은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일찍 데려가도 출석상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했다.
학부모 김모씨는 “나중에 아이에게 물어보니 에어컨이 없어 온몸이 땀에 젖었고, 너무 더워 수업도 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인 학부모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도 불만이 쏟아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더니 에어컨이 하나도 없어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들도 힘들어 수업에 지장이 생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TUSD에 따르면 현재 교육구 내 전체 교실의 약 75%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TUSD 측은 “노후된 전력 시설을 개선하고 전체 교실에 냉방 시설을 갖추는 데 5억20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며 “올해 초 채권 발행에 대한 주민 의견을 조사했지만 통과에 필요한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해 투표에 부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정부 지원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교육구 측은 “학교 냉난방 시설 개선을 위한 ‘캘셰이프(CalSHAPE)’ 지원을 기대했지만 올해 들어 프로그램이 조기에 축소되면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학부모들의 반발은 온라인 청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
Change.org)에서는 TUSD 교육위원회에 에어컨 설치 재원 마련을 촉구하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13일 오후 3시 기준 서명자는 2546명이다.
청원에 따르면 TUSD 내 상당수 학교는 에어컨 설치에 필요한 전력·지붕 설비조차 갖추지 못했다. TUSD에는 현재 약 2만2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청원 작성자는 “에어컨은 단순히 편안함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과 교사의 건강과 학습 환경에 관한 문제”라며 시설 개선을 위한 채권 발행안을 주민투표에 부칠 것을 촉구했다.
당장 전면적인 에어컨 설치가 어렵자 교육구는 임시방편으로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 선풍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학생들을 에어컨이 있는 공간으로 옮기고 있다. 야외 활동을 제한하고 얼음물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