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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업체 동원해 가격 뻥튀기”…모듈러교실 1300억 입찰담합

중앙일보

2026.09.13 19:26 2026.09.1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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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초·중·고 모듈러교실 카탈로그 계약 입찰담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명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초·중·고 모듈러교실 카탈로그 계약 입찰담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초·중·고교 모듈러교실 입찰 계약 과정에 일부 가족·친족 관계로 얽힌 업체들이 가격을 담합한 정황이 포착됐다.

14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가족·친족들이 대표와 임원으로 있는 모듈러교실 업체 A사와 B사는 202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학교와 모두 99건의 모듈러교실 계약을 체결했다.

모듈러교실은 공장에서 규격에 맞춰 제작한 뒤 학교 현장으로 운송해 설치하는 방식의 교실이다.

권익위 조사 결과 A사는 B사 등과 가격을 담합해 입찰 가격을 의도적으로 높이거나 낮춘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학교의 계약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학교장이 주도해 이들 업체가 제출한 견적만 반영해 제안 가격을 산정한 뒤 현실적으로 입찰이 어려운 업체들을 들러리로 참여시키기도 했다.



A사 1000억·B사 293억원 규모 계약

계약은 업체가 학교에 조건과 가격을 제시하면 학교가 이를 바탕으로 견적을 요청하는 ‘카탈로그 계약’ 방식으로 진행됐다.

권익위는 이런 계약 방식으로 인해 낙찰 가격이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담합을 통해 체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약은 A사가 76건으로 규모는 1000억원에 달했다. B사는 23건에 293억원 규모였다. 두 업체를 합하면 99건에 1293억원이다.




실내 공기질 측정도 객관성 문제

모듈러교실에 대한 교육기관의 검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계약서에는 교실 사용 전 실내 공기질을 2차례 이상 측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측정 비용을 업체가 부담하면서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권익위는 이번 사건을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청·조달청·시도교육청 등에 이첩했다.

이명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입찰담합은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시장 신뢰를 훼손시켜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중대 범죄행위”라며 “모듈러교실은 학생과 교사의 안전과 건강에 직결돼 있으므로 엄정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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