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초호화 결혼식, ‘푸틴 측근’ 러 재벌이 비용 부담
중앙일보
2026.09.14 16:30
2026.09.14 16:59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오른쪽)와 그의 배우자 베티나 앤더슨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미국 대사 관저인 디어필드 레지던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 축하 행사에 들어간 수십만 달러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러시아 신흥재벌이 부담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14일(현지 시각)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우마르 크렘레프가 지난 5월 바하마에서 열린 트럼프 주니어와 베티나 앤더슨의 결혼 축하 행사 비용 가운데 수십만 달러를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과 축하 행사는 바하마의 초호화 개인 섬 두 곳에서 사흘간 진행됐다. 크렘레프는 결혼식 자체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이후 열린 축하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피로연이 열린 개인 섬의 임대료와 불꽃놀이 비용 등을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해당 섬의 임대료는 1박에 약 10만 달러(약 1억3500만원)에 달한다. 불꽃놀이에도 7만 달러(약 9500만원)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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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훈장 받고 中 방문 수행…러 재벌이 비용 부담
크렘레프는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알려진 러시아 사업가이자 국제복싱협회(IBA) 회장이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러시아 국영 복권 사업을 따냈으며 러시아 최대 자동차 판매대리점 업체의 경영권도 확보했다.
크렘레프가 이끄는 IBA 역시 친러 행보로 논란을 빚어왔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을 후원사로 선정하는 등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퇴출당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피로연에 들어간 바하마 섬 임대료 등은 IBA가 금융거래에 이용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소재 IBA 계열 법인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레프는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수행단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결혼식과 피로연에는 크렘레프 외에도 러시아인 여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베티나 앤더슨이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클럽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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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며느리 “친구가 준 지극히 관대한 결혼 선물”
트럼프 주니어의 아내 베티나 앤더슨은 부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크렘레프가 비용을 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
앤더슨은 “한 친구가 보내준 지극히 관대한 결혼 선물이었다. 우리는 이에 대해 그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무척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퍼블리카는 크렘레프의 피로연 비용 부담을 두고 “푸틴의 측근 중 한 명이 대통령의 아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며 트럼프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주요 적대국으로 여겨진 푸틴 정부는 지난 10년간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국가 안보 전문가들도 크렘레프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에게 거액을 제공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프로퍼블리카는 전문가들이 “크렘레프가 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동기는 무엇인가라는 시급한 질문을 제기한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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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FBI 간부 “결혼식 비용 대줬다면 언젠가 갚아야 할 것”
전직 연방수사국(FBI) 고위 방첩 당국자인 프랭크 몬토야는 프로퍼블리카에 “내가 당신의 결혼식 비용을 대준다면 언젠가 나에게 무언가를 갚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몬토야는 트럼프 주니어가 스스로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하며 “이는 대통령의 아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어야 한다. 더는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방첩 국장을 지낸 홀든 트리플렛도 러시아 정보기관이 미국 정부 당국자와 그 가족을 상대로 관계 형성을 시도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트리플렛은 “돈은 접근권을 얻기 위해 효과가 검증된 수단”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아내 베티나 앤더슨이 지난 7월 3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