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험성은 사기” 트럼프 말에 젠슨 황 맞장구…공개통화서 한목소리
중앙일보
2026.09.14 17:41
2026.09.14 23:35
지난 3월 16일 미국 캘리포이나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GTC 개발자 회의에서 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 울트라를 소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사기’라고 거듭 비판한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석상에서 이에 동조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올인 서밋’ 패널 토론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황 CEO는 청중이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연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에 정치적 의도나 중국의 개입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의 복잡한 본질을 정확히 짚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에 대한 반발 움직임에 대해 “AI 발전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도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라며 “정치권 인사가 포함될 수도 있고 중국이 관련돼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 개발 과정에서 제기되는 안전성 우려와 속도 조절론을 사실상 정치적·전략적 방해 움직임으로 규정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일부 주(州)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허가에 소극적인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를 두고 “향후 20~25년간 석유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며 “인터넷보다 더 거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센터가 미국의 국부 창출에 필수적인 인프라라면서 건설이 중단되는 상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구동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전 세계적인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황 CEO는 AI 위험성을 이유로 개발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관련 우려를 제기하는 내부 목소리 자체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최근 AI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앤트로픽을 떠난 제이콥 콕슨 연구원을 거론하며 자신의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직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른바 내부 고발자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AI를 둘러싼 공포가 ‘빠른 혁신’과 ‘AI 안전’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잘못된 양자택일 구도를 만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최근 AI 업계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와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장문의 글을 통해 AI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등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황 CEO는 AI 개발 속도 조절론이 미국의 기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면서 AI 투자와 인프라 확충을 더욱 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