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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알래스카 비버는 메탄 발생 주범인가?

Los Angeles

2026.09.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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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비버(beaver)는 북미에서 가장 큰 설치류다. 야생 비버의 수명은 보통 10~12년 정도지만, 사육 상태에서는 19년까지 살기도 한다. 비버는 계속 성장하며, 꼬리를 포함해 몸길이가 3~4피트까지 자라기도 한다. 성체 비버의 몸무게는 40~70파운드정도지만 100파운드에 달하는 것도 있다. 비버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속털 위에 짙은 밤색의 겉털을 가지고 있어 어떤 기온에서도 체온을 적절히 유지한다.  
 
비버는 물속에서 헤엄치고 작업하기에 적합한 신체 구조를 갖추고 있다. 물속에 들어가면 순막(눈꺼풀 안쪽의 투명한 막)이 눈을 보호하고, 코와 귀의 판막이 닫힌다. 또한 비버는 튀어나온 앞니 뒤쪽으로 느슨한 입술을 단단히 당겨 밀착시킴으로써, 입안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하면서 물속에서 나무를 자르거나 운반할 수 있다.    
 
비버가 생존하려면 연중 2~3피트의 수심이 필요하다. 비버는 수심이 확보되지 않으면 직접 댐을 만든다. 통나무와 나무를 쌓고 진흙, 돌 등으로 단단히 고정하는 방법으로 댐을 건설한다. 댐을 만들기 위해 높이 150피트, 지름 5피트의 나무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래서 비버를 자연의 건축가라고 부른다.    
 
비버는 알래스카 전 지역에 서식한다. 비버의 군집도 주로 먹이에 따라 좌우된다. 비버는 나무껍질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수생 식물을 섭취한다. 서식지 주변의 먹이가 고갈되면 비버 가족은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한다. 알래스카에서는 늑대, 스라소니, 곰, 그리고 인간이 비버의 주요 천적이다. 원주민은 비버 털로 겨울철 모자나 방한복을 만들어 사용한다. 보온성이 뛰어나고 가볍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필수품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알래스카 북서부 지역에서 비버는 북방 침엽수림 (boreal forest)의 북쪽 한계를 넘어 북극 툰드라 생태계로 서식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비버가 댐을 만들어 연못이 생기면 하천 인근 토양이 침수되는데, 이는 그 아래에 있는 영구동토층까지 융해 시킨다. 영구동토층은 막대한 양의 오래된 탄소를 저장하고 있어 융해 시 이 탄소화합물은 이산화탄소 나 메탄 형태로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비버의 영향을 받는 하천 인근의 습한 토양은 메탄 생성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학교(UAF), NASA, 국립공원관리청(NPS)의 과학자들은 최근 항공 영상을 활용해 알래스카 북서부 노아탁 국립 보호구역(Noatak National Preserve) 및 그 인근 노아탁 강 하류 유역에 있는 비버 연못 주변의 메탄 주요 배출원인 ‘핫스팟(hotspot)’을 탐지했다. 즉, 비버가 없는 수역 (호수, 하천 등)에 비해 비버 연못 주변에서 메탄 핫스팟이 더 빈번하게 (51%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항공 영상 분석을 보완하기 위해 비버의 영향을 받은 토양에서 방출되는 메탄을 현장에서 직접 측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초기 관측 결과는 비버 연못으로 인한 침수 현상이 지구 기후에 미치는 탄소 순환 및 영구동토층 피드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비버가 북극으로 서식지를 계속 확장하며, 저지대 생태계를 변화시킴에 따라, 향후 습지 조성, 영구동토층 융해, 북극 탄소 순환의 변화를 비롯해 수많은 물리적·생물학적 육상 생태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알래스카에서 메탄의 생성 및 대기로의 방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알래스카뿐만 아니라 극지의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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