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양을 먹이라”…곰탕 파는 한인 목사
Los Angeles
2026.09.14 20:11
한인 500명 안 되는 올레이스
모닥불 교회 운영 김창현씨
수익금으로 소외계층도 지원
김창현 목사가 양지 곰탕에 고명을 올리고 있다. [본인 제공]
한인 인구가 500명이 채 안 되는 캔자스시티 인근 도시 올레이스. 그곳에서 목사와 셰프를 겸하며 한국의 ‘곰탕’을 알리는 한인 청년이 있다.
캔자스시티 지역 매체 더 피치는 10일 김창현(35) 모닥불 연합감리교회 목사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김 목사는 모닥불 교회 내에서 레스토랑 ‘더 테이블’을 운영하며 주민들에게 따뜻한 한국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 2017년 경기도 성남에서 캔자스시티로 이주했다. 그의 부모는 성남에서 작은 반찬가게를 운영했다. 김 목사는 부모를 도우며 어깨너머로 한식 요리를 익혔다.
연합감리교회 소속으로 캔자스시티에 온 김 목사는 이민 교회에서 약 3년간 부목사로 사역했다.
김 목사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군 복무 전 신학교 시절 ‘어떤 목회자가 돼야 하는가’를 고민했다”며 “하나님께서 ‘내 양을 먹이라’고 하셨으니 요리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목사는 캔자스시티 올레이스에 모닥불 연합감리교회를 개척했다. 개척 초기에는 자택 거실에서 예배를 드렸다. 당시 모인 인원은 김 목사를 포함해 총 6명이었다. 그때부터 매주 교인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다. ‘더 테이블’은 그렇게 식사 모임으로 출발했다.
김 목사는 “6개월 정도 모임을 이어가던 중 어떻게 교회를 운영할지 고민하다가 음식을 통해 관계를 넓히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눠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매주 20여 명의 교인이 모인다. 자택에서 진행하던 예배도 인근 그레이스 연합감리교회의 배려로 장소를 얻어 진행하고 있다. 김 목사는 이 교회 주방에서 매주 금요일 ‘더 테이블’에서 판매할 음식을 만들고 있다.
더 테이블의 대표 메뉴는 양지 곰탕이다. 신선한 브리스킷을 푹 우려낸 한 그릇에 이야기와 정성을 담았다는 게 김 목사의 설명이다.
김 목사는 “교회 안에서 따뜻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장 따뜻한 음식이 필요했다”며 “한국의 맛과 고유성을 지닌 곰탕을 활용하면 지역사회와의 관계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곰탕 파는 목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손님은 주로 지역 주민들이다. 바쁜 날에는 200~250그릇이 팔려 나간다. 한 그릇 가격은 13달러70센트다.
김 목사는 “캔자스 지역에도 K문화 팬덤이 있지만 한식당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한인이 없는 지역에서 한식을 더 알리고 싶다. 식당 운영 일정을 하루 더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더 테이블의 수익금은 모닥불 교회 운영비와 지역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되고 있다.
이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