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모기지 없는 주택 노린 셀러 사칭 2년 새 두 배 AI 악용한 신분 위조 기승 시니어·해외 체류자 취약 FBI “등기 알림 받고 부동산 기록 수시로 살펴야”
모기지를 다 갚았거나 오래 비워둔 집이 주인도 모르는 사이 팔려나가고 있다. 가짜 신분증과 딥페이크까지 동원한 ‘셀러 사칭 사기’가 급증하면서 한인 주택 소유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소유권이 넘어가도 곧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워 온라인 부동산 기록 확인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 시니어나 해외 장기 체류자는 피해 발견이 늦어지고 손실도 커질 수 있다.
김상희 해피하우스 프로퍼티 매니지먼트 실장은 “인공지능(AI)과 소셜미디어를 악용해 신분과 연락처를 감쪽같이 꾸며내는 수법이 늘고 있다”며 “해외에 오래 머무는 집주인의 주택을 노린 사례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권리보험협회(ALTA)가 올봄 전국 40개 주와 워싱턴DC 등의 업계 종사자 245명을 조사한 결과, 권리보험 업체의 59%가 지난 한 해 동안 셀러 사칭 사기를 한 차례 이상 적발했다. 2024년 조사 당시 28%에서 두 배 넘게 늘었다. 최근 한 달 안에 사기 시도가 있었다는 업체도 19%에서 45%로 급증했다.
금전 피해도 컸다. 사기 시도를 적발한 업체 4곳 중 1곳은 실제 보험금 지급 사례가 있었고 평균 비용을 공개한 업체의 절반은 피해액이 10만 달러를 넘었다. 주요 표적은 빈 땅을 비롯해 외지 소유주가 보유한 부동산, 모기지를 모두 갚은 부동산, 최근 소유주가 사망한 부동산이었다.
지난 7월에는 매사추세츠·조지아·인디애나·테네시주의 공실 부동산을 노린 혐의로 남성 3명이 연방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가짜 신분증으로 타주 거주 집주인을 사칭한 뒤 이메일 계정과 인터넷 전화번호를 만들어 중개인에게 접근했다. 피고인 중 1명은 약 150만 달러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범들은 카운티 재산세산정국과 등기국의 공개 기록에서 집주인의 이름과 주소, 모기지 여부 등을 찾아낸다. 여기에 데이터 중개업체와 피싱, 해킹 계정, 다크웹 등에서 확보한 생년월일과 사회보장번호를 더해 집주인 행세를 한다.
이후 위조 신분증, 서류, 도용한 공증인 정보, 딥페이크 영상과 음성을 앞세워 중개인에게 매물을 내놓는다. 직접 만나는 대신 이메일과 문자로만 연락하고, 매매가 끝나면 대금을 제3자나 타주 공범의 계좌로 보내도록 유도한다. 위조한 권리포기증서(quitclaim deed)로 소유권을 자신이나 공범에게 넘긴 것처럼 꾸민 뒤 되파는 수법도 쓰인다.
시장가보다 싼 가격에 급매를 요청하거나 대면·영상통화를 꺼리는 경우, 거래를 지나치게 서두르거나 집과 무관한 명의·지역의 계좌로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의심해야 한다. 해외에서 공증한 증서를 내거나 집의 세금·측량 자료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도 위험 신호다.
김 실장은 “임대주택 소유주는 에스크로 서류와 재산세·공과금 고지서, 임대주택 등록 관련 우편물을 빠짐없이 확인해야 한다”며 “한인 시니어는 리빙트러스트를 마련해 부동산 관리 주체와 승계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방 수사국(FBI)은 카운티 등기기관이 제공하는 무료 소유권·증서 알림 서비스에 가입하고 부동산 기록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소유주 권리보험이 있다면 위조 증서와 사후 소유권 회복 비용이 보장되는지도 보험사에 확인해야 한다.
사기가 의심되면 은행과 에스크로 회사에 송금 중단을 요청한 뒤 FBI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gov), 관할 경찰, 카운티 등기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