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과 진료가 한국 방문의 주요 목적으로 떠오르면서 한국 의료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주중앙일보가 부에나파크와 LA에서 연 의료 서밋에는 2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LA 행사 참가자들. [중앙포토]
구급차 부르느니 차라리 비행기를 타자.
복잡하고 느려터진 미국 의료 시스템과 비싼 진료비에 시달리기보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겠다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빠른 진료와 적은 부담이 한국 의료의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 가족·친지를 만나고 여행하는 틈에 검진을 끼워 넣던 데서 이제 검진 날짜부터 잡고 항공권과 나머지 일정을 맞추는 식이다.
위·대장내시경과 초음파, MRI를 하루에 몰아서 받고 치과·안과·피부과 진료까지 챙긴다. 짧은 체류 기간에 미뤄뒀던 검사와 진료를 마치려는 것이다.
시민권자인 정은혜(58)씨도 지난 3월 한국 방문을 결정한 뒤 서울의 한 검진센터부터 예약했다. 카카오톡으로 위·대장내시경과 복부·갑상선·유방 초음파, 뇌 MRI를 신청했고 약 4시간 만에 검사를 모두 마쳤다. 그는 “미국에서는 검사마다 따로 예약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전에 대부분 끝났다”며 “한국말로 가족 병력과 건강 상태를 설명하고 궁금한 점을 바로 물어볼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한국어·영문 결과 보고서와 검사 영상도 이메일로 받았다.
건강검진이 한국행의 주요 목적이 된 데는 미국 의료체계의 긴 대기시간과 복잡한 절차가 한몫한다.
미국에서는 주치의를 거쳐 전문의 의뢰와 보험 승인 등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검사마다 날짜와 장소가 달라 여러 차례 병원을 오가야 한다. 안과와 피부과 등 일부 전문의 진료는 예약 후 한 달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한국에선 병원 한곳서 여러 검사를 하루에 받을 수 있다.
말이 통한다는 점도 크다. 의료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1세대 한인은 증상과 복용약, 가족 병력을 설명하거나 검사 결과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지난달 한국에서 검진을 받은 최영민(61)씨는 “미국에서는 검사 결과와 의학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진료실을 나올 때가 많았다”며 “한국에서는 영상 결과를 같이 보면서 작은 이상 소견까지 물어볼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한인을 포함해 한국 의료기관을 찾는 미국 국적 환자도 크게 늘었다.
한국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5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의료기관을 이용한 한인 포함 미국 국적 환자는 17만3363명으로 전년보다 70.4% 증가했다.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진료과별로는 피부과가 44.3%로 가장 많았고 내과 13.2%, 성형외과 9.3% 순이었다.
한국에서 검진을 받을 계획이라면 예약 단계에서 검사뿐 아니라 결과 상담에 필요한 시간도 확인해야 한다. 미국 건강보험의 해외 진료 보장 범위는 보험사와 플랜에 따라 달라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귀국 후 추가 진료에 대비해 영문 결과지와 검사 영상도 받아두는 것이 좋다.
한편, ‘2026 강남 의료관광 설명회’가 오는 19일 오후 2시 부에나파크 더블트리 호텔에서 열린다. 강남구가 선정한 정형외과·신경외과·안과·성형외과·피부과·부인과 등의 8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건강검진과 분야별 특화 진료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