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복지 혜택을 받는 이민자의 영주권 심사를 강화하는 새 연방 규정이 오는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일리노이주와 시카고시가 규정 시행을 막기 위해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리노이주는 21개 주 및 워싱턴DC와 함께 소송을 냈으며, 시카고시는 뉴욕시가 주도하는 별도 소송에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워싱턴주의 킹카운티 등과 함께 참여했다.
새 규정은 이민자의 정부 복지 이용 여부를 영주권 심사에서 폭넓게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SNAP), 주거 지원 등 소득 기준에 따라 제공되는 복지 혜택을 받은 사실이 영주권 심사에서 불리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다만 복지 혜택을 받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영주권이 거부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규정의 골자는 이른 바 ‘공적 부담(public charge)’ 심사를 확대한 것이다. 공적 부담은 이민 신청자가 앞으로 정부 지원에 주로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해 입국이나 영주권 취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다.
새 규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인 지난 2019년 도입했던 공적 부담 규정을 다시 적용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이를 폐지하고 보다 제한적인 기준을 적용한 이후 다시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새 규정은 9월 18일 이후 제출되는 영주권 신청 등에 적용된다.
원고 측은 “어떤 복지 혜택 이용이 영주권 심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이민자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필수적인 의료•식품•주거 지원을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권자인 자녀가 있는 이민자 가정까지 공공서비스 이용을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주 정부들은 복지 이용자가 감소하면 메디케이드와 아동건강보험(CHIP), 식품지원 프로그램 등에 연계된 연방 지원금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송에 참여한 주들은 SNAP 관련 연방 지원금 약 5억7천500만달러, 메디케이드와 아동건강보험 관련 수십억달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토안보부(DHS)는 새 규정이 이민 신청자의 재정 상황과 정부 지원 의존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민자의 자립과 납세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서는 정부가 영주권 심사 과정에서 복지 혜택을 어느 범위까지 고려할 수 있는지, 또 이를 확대하는 새 규정이 법적으로 타당한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