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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10억불 소송, 다시 법정에

Los Angeles

2026.09.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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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차종 도난 취약성이 발단
항소법원서 1심 기각 뒤집혀

보험사 200곳 손해배상 청구
보안 장치 미탑재가 핵심 쟁점
애틀랜타의 한 주민이 틱톡 차량 절도 챌린지 피해를 입었다며 레딧에 공개한 현대차 내부. [레딧 캡처]

애틀랜타의 한 주민이 틱톡 차량 절도 챌린지 피해를 입었다며 레딧에 공개한 현대차 내부. [레딧 캡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일부 차량의 도난 취약성 문제로 약 200개 보험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다시 직면했다.  
 
연방 항소법원이 한국 본사 역시 가주에서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들이 현대차와 기아 측에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액은 10억 달러를 웃돈다.
 
제9순회연방항소법원은 14일 현대차와 기아 한국 본사를 상대로 한 보험사들의 소송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앞서 보험사들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던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보험사들은 도난에 취약한 현대차·기아 차량으로 인해 지급한 보험금과 관련 비용이 이미 10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배상을 요구해 왔다. 보험사들이 제기한 관련 소송은 현재 연방법원 가주 지법에 병합돼 심리 중이다.
 
당초 연방법원 샌타애나 지법의 제임스 셀나 판사는 한국에 본사를 둔 현대차와 기아 법인에 대해 가주 지역 법원이 재판 관할권을 갖지 않는다며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항소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에릭 밀러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미국으로 수출된 현대차·기아 차량의 70% 이상이 가주 항구를 거쳐 들어왔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한국 법인들이 미국 시장을 겨냥해 별도로 차량을 설계했다는 점 역시 한국 본사를 상대로 가주에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로 인정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한국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게 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떠안을 법적 리스크 역시 다시 커지게 됐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 설치 여부다. 이모빌라이저는 암호화된 전용 키가 아니면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제어하는 장치다.
 
보험사 측은 기아의 경우 2011년부터, 현대차는 2016년부터 미국 내에서 판매한 일부 모델에 이모빌라이저를 탑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국가 판매 차량에는 이모빌라이저를 기본 장착하면서도 미국 시장용 차량에서는 이를 제외하거나 옵션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차량을 훔치는 수법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면서 사태는 전국적인 문제로도 확산했다. 특히 2022년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 이른바 ‘기아 보이즈(Kia Boys)’ 관련 영상이 유행하면서 특정 현대차·기아 모델을 노린 절도 범죄가 급증했다.
 
전국보험범죄국(NICB)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 엘란트라는 2만1732대가 도난당해 3년 연속 전국 최다 도난 차량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본지 3월 25일자 G-3면〉 이어 현대 쏘나타가 1만7687대로 3위, 기아 옵티마(K5)가 1만1521대로 6위에 올랐다.
 
이와 별개로 현대차와 기아는 2024년 도난 취약 차량 소유주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1억4500만 달러 규모로 합의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각 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별도 소송에서도 900만 달러 규모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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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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