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화·협상이 유일한 길"…전세계 안보인사 모인 中샹산포럼
김강일 北국방성 부상 참석…2019년 이후 첫 고위급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제회의센터 대회의장.
푸른 조명이 비추는 대형 무대 뒤편으로 세계 각국 국기가 길게 늘어섰고, 객석에는 군복 차림의 각국 군 관계자와 외교·안보 인사들이 빼곡히 자리했다.
제13회 베이징 샹산포럼 개막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각국 주요 인사들과 행사장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무대로 향했다.
객석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담으려는 참석자와 취재진이 잇따라 휴대전화를 치켜들었다.
대형 스크린에는 군복 차림의 둥 부장과 함께 이번 포럼의 주제인 '안정에 대한 공감대를 모아 안보 거버넌스를 함께 촉진하자'(凝聚穩定共識 同促安全治理)는 문구가 표시됐다.
행사장에서는 북한 대표단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북한 대표단장인 김강일 국방성 부상은 개막식을 10분가량 앞두고 군복 차림으로 수행원들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섰다.
중국 측 군 관계자가 손짓으로 좌석을 안내하자 김 부상은 주변을 둘러보며 세 번째 줄에 마련된 지정석으로 이동했다.
북한이 샹산포럼에 국방성 부상급 고위 인사를 파견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상은 쉬는 시간에도 주변 참석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김 부상은 수행원들과 함께 지정석에 머물렀다.
한국에서는 이홍섭 국방대 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참석했다.
연단에 오른 둥쥔 부장은 약 23분간 국제 안보 환경의 불안정성을 거듭 언급하며 다자주의와 대화·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무력은 갈등의 근원을 해결할 수 없고, 강권에 의한 압박은 균열을 더 깊게 하고 더 많은 어려움을 만들 뿐"이라며 "대화와 협상이 유일하게 올바른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당사국의 주권과 의사를 존중하고 정치적 해결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설은 전반적으로 특정 국가를 직접 겨냥하지 않는 비교적 절제된 어조로 진행됐다.
둥 부장은 "작은 견해차가 큰 갈등으로 번지고 작은 마찰이 큰 충돌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사익과 소그룹의 이익을 위해 지역 국가 전체의 이익을 볼모로 삼으려는 도발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둥 부장은 이례적으로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이 그동안 주요 국방·안보 무대에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강경한 메시지를 반복한 것을 고려하면 다소 절제된 모습이었다.
대신 '역사수정주의'와 '군국주의' 등을 언급하며 최근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을 겨냥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샹산포럼은 중국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다자 안보회의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대응하는 행사로,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15∼17일 열리는 올해 포럼에는 약 100개 국가·지역·국제기구의 공식 대표단과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장관급이나 군 총장급 이상 인사도 60여명에 이른다고 중국 국방부는 밝혔다.
참석자들은 국제질서와 전략적 안정, 지역 분쟁 해법, 아시아·태평양 안보, 개발도상국의 역할을 비롯해 인공지능(AI)과 신흥 군사기술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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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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