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대형 산불 났는데 복구계획 없었다…LA카운티 대응 허점

Los Angeles

2026.09.16 16:2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공식 매뉴얼 없이 경험·인맥에 의존
울시 산불 개선 권고 7년째 방치
이행 시한·예산도 여전히 불투명
2025년 발생한 이튼 산불이 덮친 알타데나 지역의 한 주택가 모습. 김상진 기자

2025년 발생한 이튼 산불이 덮친 알타데나 지역의 한 주택가 모습. 김상진 기자

LA카운티가 지난 2025년 발생한 대형 산불 당시 피해 복구를 지휘할 종합 계획조차 갖추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LA타임스가 15일 보도한 LA카운티 공식 사후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카운티 정부는 이튼·팰리세이즈 산불 발생 이후 주민 복귀와 대피소 운영, 구호물품 관리, 잔해 제거 등을 총괄할 종합 계획과 지휘 체계 없이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담당 직원들은 공식 매뉴얼 대신 기존 경험과 부서 간 인맥에 의존해 일처리를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LA카운티 슈퍼바이저위원회의 의뢰로 컨설팅업체 맥크리스털 그룹이 작성한 이번 보고서는 산불 발생 후 초기 3개월간의 복구 및 주민 복귀 과정을 집중 조사했다.
 
조사 결과 카운티 정부에는 최신 재난복구계획이 부재했을 뿐만 아니라 주민 복귀 기준과 부서별 권한 범위도 불분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봉사자 및 기부 물품 관리, 취약계층 정보 공유 체계 역시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특히 귀가 시점과 피해 지역 출입 절차가 일관되게 안내되지 않아 주민 혼란을 키웠다. 조사에 응한 생존자 약 1500명 중 절반 이상이 당국의 귀가 안내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 중 이튼 산불 피해 주민이 도로 통제나 폐쇄 정보를 안내받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은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주민보다 5배 이상 높았다.
 
대피소 운영을 전담할 훈련된 인력과 위탁가정 아동 등 취약계층 보호 절차도 미비했다. 산불 현장에서 필요한 개인보호장비(PPE) 배포 체계 또한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잔해 제거 작업 역시 공식 계획이나 사전 계약, 매립지 사용 협약도 없이 시작됐다. 카운티가 현장에서 절차를 급히 마련해 작업을 진행시켰으나, 보고서는 이를 체계적인 대비가 아닌 현장 직원들의 임기응변에 의존한 결과로 평가했다.
 
이 같은 행정 허점은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 울시 산불(woolsey fire) 사후보고서 당시 온라인 기부 플랫폼 구축이 권고됐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그 결과 2025년 산불 발생 당시에도 공식 기부 링크를 개설하는 데 수주일이 걸려, 온정이 집중되는 초기 대응 골든타임을 놓쳤다.
 
보고서는 재난복구 및 잔해 처리 계획의 전면 개정과 함께 주민 복귀 기준, 부서별 권한의 명문화를 강력히 권고했다. 아울러 대피소 전문 인력 양성, 취약계층 통합 정보 시스템 구축, 복구센터 전담 책임자 지정, 재난지원 통합 플랫폼 개설 등도 요구했다.
 
LA카운티 슈퍼바이저위원회는 15일 각 부서에 해당 권고안을 즉각 이행하고 매달 진행 상황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다만 완료 시점이 단기·중기·장기로만 막연히 제시된 데다 관련 예산도 배정되지 않은 상태다.
 
알타데나 지역 복구 활동가인 실비 앤드루스는 “재난을 겪은 주민들은 늘 다음 재난을 우려하며 사는데, 카운티 당국은 그만큼의 경각심조차 갖추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튼·팰리세이즈 산불로 인해 알타데나와 퍼시픽 팰리세이즈, 말리부 일대에서 1만70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고 3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은영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