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이나 코인, 혹은 부동산을 정리해 쏠쏠한 수익을 거둔 투자자가 많다. 원금 몇십만 달러가 백만 달러 넘게 불어나는 기쁨을 맛본 것도 잠시, 통장을 들여다보면 슬슬 다른 걱정이 고개를 든다.
바로 ‘양도소득세(Capital Gains Tax)’라는 불청객 때문이다. 힘들게 불린 자산인데, 상당 부분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국내 세법에는 이런 양도차익을 가진 투자자들을 위한 흥미로운 출구가 마련되어 있다. 바로 ‘오퍼튜니티 존(Opportunity Zone, 이하 OZ)’ 제도다.
정부가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나 농촌에 개발 자금을 대주면, 그 대가로 내야 할 양도세를 미뤄주고 깎아주겠다”라며 합법적인 절세 판을 열어준 셈이다. 특히 최근 이 제도가 법 개정을 거치며 ‘OZ 2.0’이라는 이름의 영구 제도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주식으로 100만 달러의 시세차익을 남긴 투자자의 경우를 살펴보자.
일반적이라면 이 100만 달러에 대해 당장 이듬해 봄 거액의 양도세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 차익을 공인된 오퍼튜니티 펀드(QOF)에 재투자하면 세 가지 강력한 혜택이 이어진다.
첫째, 당장 낼 세금을 5년 동안 합법적으로 미룰 수 있다. 100만 달러에 대한 양도세를 지금 국세청에 납부하는 대신, 그 돈을 온전히 펀드에 넣어 5년간 내 투자 자산으로 굴릴 수 있다.
둘째, 5년 뒤 세금을 낼 때 과세 대상 원금을 깎아준다. 특히 이번 OZ 2.0의 핵심은 ‘농촌 지역(QROF)’ 혜택이다. 일반 지역 펀드는 10%를 감면해주지만, 농촌 전용 펀드는 무려 30%를 감면해준다. 즉, 100만 달러 중 30만 달러에 대해서는 세금이 영구히 면제되고, 남은 70만 달러에 대해서만 5년 차에 세금을 정산해 납부하면 된다.
셋째, 10년 뒤에는 ‘수익에 대한 세금 0원’의 혜택이 기다린다. 이 펀드를 10년 이상 보유한 뒤 해당 부동산을 매각할 때, 그사이 가치가 200만, 300만 달러로 올랐더라도 새로 발생한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연방 양도소득세를 단 1달러도 내지 않는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원래 미뤄두었던 주식 양도세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5년 차에(감면 적용 후) 한 번 정산해야 하므로 납부할 유동성을 미리 계획해두어야 한다. 또한 10년 비과세 혜택을 온전히 누리려면 장기간 묶여도 무방한 여유 자금이어야 하며, 2027년부터는 10년 주기로 새 구역이 지정되는 만큼 펀드가 유효한 적격 지역에 투자하는지도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수익을 올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지키는 기술’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매각으로 큰 양도세를 앞두고 있다면, 이번에 영구 제도로 업그레이드된 오퍼튜니티 존 2.0을 절세와 장기 자산 증식의 징검다리로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