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서 샀는데 가짜…중국산 짝퉁, 45억어치 팔렸다
중앙일보
2026.09.16 19:06
2026.09.17 00:12
중국산 가짜 제품 유통 흐름.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중국에서 들여온 가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정품으로 속여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브로커가 적발됐다. 시중에 유통된 위조 제품만 8만개가 넘고, 판매액은 약 45억원에 달했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약처와 지식재산처는 중국산 위조 제품을 국내에 반입해 정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브로커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는 쿠팡과 네이버 등 일부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포장과 재질, 인증마크 등이 정품과 다른 상품이 있다는 정보를 정부가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중국 선전의 제조업자와 공모해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1년간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61종의 위조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액은 약 45억원에 달했다.
A씨가 중국에서 국내로 반입한 가짜 제품은 모두 10만984개였다. 이 가운데 8만2860개가 이미 시장에 유통됐고, 남아 있던 1만8124개는 당국에 압수됐다.
충북 청주에 있는 A씨 물류창고에서는 판매되지 않은 가짜 제품 87종도 발견됐다. 시가로 약 13억원 규모였다.
압수된 제품들은 포장지 재질과 설명문, 용기 형태와 크기, 제품 색감 등에서 정품과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위조 대상에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가 대거 포함됐다.
중국산 가짜 화장품과 정품 비교.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화장품의 경우 ‘셀라딕스’, ‘가히’, ‘조선미녀’, ‘에스티로더’, ‘랑콤’ 등 28종 제품으로 위장돼 판매됐고, 건강기능식품 역시 ‘고려은단’, ‘덴프스’ 등의 정품인 것처럼 유통됐다.
불법 반입 품목은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에 그치지 않았다. 치약과 정수기 필터, 신발, 골프가방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됐다.
특히 식약처가 압수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검사한 결과 제품에 표시된 기능성 성분과 지표 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이들 제품이 정상적인 품질검사를 거치지 않은 만큼 소비자가 기대하는 기능성 효과는 물론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가 위조 제품의 원산지를 조작한 정황도 확인됐다.
당국에 따르면 A씨는 가짜 브리타 정수기 필터의 원산지를 독일로 바꾸는 등 위조 상품 판매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표법 위반 제품에는 브리타 정수기 필터뿐 아니라 아이팟, 플레이스테이션 조이스틱, 나이키 운동화, 타이틀리스트 골프용품 등 4000여개 제품도 포함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유명 제품을 구매할 때는 제조사가 인증한 공식 판매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위조 제품으로 의심될 경우 정품 제조·판매 업체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