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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해안…샌오노프레 원전 핵폐기물 이전도 시간과의 싸움

Los Angeles

2026.09.16 20:00 2026.09.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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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서 불과 100피트 거리
360만 파운드 무기한 보관중
지진•쓰나미 장기 대비 필요
연방정부, 새 저장시설 추진
폭풍으로 인한 해안 침식이 가주 해안의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폐쇄된 샌오노프레 원자력발전소의 핵폐기물 이전이 시급한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태평양에서 불과 100피트 떨어진 곳에 보관된 360만 파운드의 방사성 폐기물을 어떻게 옮길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다.
 최근 며칠 동안 강한 파도와 홍수로 남가주 해안 일부가 무너져 바다로 쓸려 내려가자 해양학자 킴 매코이는 샌클레멘티 인근 폐쇄된 샌오노프레 원자력발전소 해변에 콘크리트 구조물로 고정된 핵폐기물을 떠올렸다.
 과거 파도 역학을 연구했고 오랫동안 해변 핵폐기물 보관에 반대해온 매코이는 "해수면 상승과 폭풍파, 파고를 높이는 엘니뇨 현상 등이 샌오노프레 방파제를 보호하는 보행로 일부를 휩쓸어갈 수 있다"며 "폐기물 캐니스터(밀폐 용기)는 그곳에서 불과 100피트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단기적으로 해안 침식이 핵폐기물 저장 시스템을 훼손할 위험은 매우 낮다고 본다. 발전소 소유주인 남가주 에디슨(SCE)은 해수면 상승과 침식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모델링 결과가 나올 경우 폐기물을 현재보다 높은 지대로 옮기겠다고 가주해안위원회에 약속했다.
 하지만 태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이후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 마리의 영향으로 파도가 거세지면서, 최근의 해안 침식은 과거 원자로를 가동하는 데 사용됐던 고준위 사용후 핵연료의 최종 처리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제임스 데이 UC샌디에이고 지질학과 교수는 "현재로써는 관리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질학적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 폐기물은 수백 세대, 아니 수천 세대 동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오노프레 원전은 결함이 있는 증기발생기를 둘러싼 논란 이후 2013년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까지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잔해 대부분은 이미 유타와 텍사스, 애리조나 등의 시설로 옮겨졌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방사능 수치가 매우 낮거나 방사성이 없는 잔해다.
 한때 원자로 격납고였던 특유의 쌍둥이 돔도 내년 초부터 철거가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360만 파운드에 달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이 해안 지역에 사실상 무기한 남게 된다.
 이 폐기물이 어느 정도의 안전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데이 교수는 최근 샌디에이고 라호야의 스크립스 시사이드 포럼에서 새뮤얼 로런스 재단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샌오노프레는 비교적 최근 생성된 암석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진 활동이 활발한 곳에 핵폐기물을 남겨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해변 경사면이 붕괴할 경우 이 시설이 쓰나미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바닷바람과 해양 환경이 폐기물을 담고 있는 강철 캐니스터에 부식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전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 전 위원장인 그렉 재츠코는 에디슨이 더 많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에디슨 측은 공기 온도와 방사능 수치를 추적하고 있으며, 캐니스터 외부에 균열이 발생했는지 점검하고 있다. 실제 폐기물을 담고 있는 캐니스터와 동일한 조건을 적용한 시험용 캐니스터를 검사해 열화나 손상 징후가 나타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에디슨 측은 현재의 저장 시스템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에디슨의 원전 해체 담당 수석 매니저 마누엘 카마르고는 "이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쓰나미도 방파제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 규모 7.0 정도로 예상되는 최대 규모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시스템이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수준의 절반 정도의 충격만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보호시설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면서도 에디슨 측 역시 폐기물을 가능한 한 빨리 이곳에서 옮기기를 원하고 있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1982년부터 2014년까지 에디슨 고객들은 다른 지역 원전 전력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영구적인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마련한다는 연방정부의 약속에 따라 연방 핵폐기물 기금에 비용을 납부했다. 그러나 네바다주 유카산 지하 깊은 곳에 시설을 건설하려던 계획은 2011년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현재 전국의 전력회사들은 핵폐기물 저장 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매년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에너지부가 약속했던 영구 저장시설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마르고에 따르면 이러한 소송으로 인해 납세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하루 200만 달러에 달한다. 카마르고를 비롯한 원전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해결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방 에너지부는 여러 주에 ‘캠퍼스’ 형태의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 대가로 해당 지역에 자금을 지원해 핵연료 제조와 원자력 발전, 잠재적으로는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등 원자력 산업의 여러 분야를 개발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연방정부는 현재 전국의 80개 원자로 부지에 핵폐기물이 보관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새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발생할 폐기물을 저장할 장소도 구해야 한다.
 가주를 포함한 일부 주는 영구적인 연방 핵폐기물 저장시설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 원전 건설을 제한하고 있다. 일부 주 지도자들은 롱비치항이 해상 바지선 위에 건설하려는 소형모듈원자로와 같은 시설에 대해서는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연방 에너지부는 지난 7월 유타와 테네시, 오클라호마, 아이다호, 루이지애나주와 핵폐기물 '캠퍼스' 유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샌디에이고를 지역구로 둔 스콧 피터스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 샌후안카피스트라노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샌오노프레가 포함된 마이크 레빈 민주당 하원의원도 이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
 유카산 계획이 무산된 이후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새로 건설하려는 다른 시도들도 잇따라 좌절됐다. 그러나 '캠퍼스' 구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번 계획이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역사회 동의에 기반을 둔 입지 선정' 원칙을 활용하고, 해당 지역에 자금과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계획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타주 내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가 실제로 동의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현재 핵연료의 영구적인 심층 지질 처분시설 건설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는 핀란드다.
 핀란드는 안정된 암반층 수천 피트 지하에 핵연료 캐니스터를 매설한 뒤 영구적으로 봉인하는 시설을 조만간 운영할 예정이다. 스웨덴도 핵폐기물 처분시설 건설에 착공했으며, 스위스와 캐나다 역시 부지를 선정한 상태다.
 카마르고와 연방 의원들은 미국도 이와 유사한 영구 저장시설을 건설해 샌오노프레의 핵폐기물을 10~15년 안에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오는 2103년이면 현재 저장된 캐니스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들이 당초 예상된 100년의 사용 수명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때가 되면 전력회사는 사용후 핵연료를 새로운 캐니스터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글=블랑카 베거트 기자
 
 원문은 9월 12일자 'As the coast begins to crumble, the clock ticks on moving San Onofre’s radioactive waste' 기사입니다.
1. 샌오노프레 원자력발전소 회의실에 걸려 있는 원전 전경 조감도 사진. 2. 8월 21일 샌오노프레 원자력 발전소 돔 주변에서 원전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앨런 J. 샤벤/LA타임스]

1. 샌오노프레 원자력발전소 회의실에 걸려 있는 원전 전경 조감도 사진. 2. 8월 21일 샌오노프레 원자력 발전소 돔 주변에서 원전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앨런 J. 샤벤/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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