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남편이 다시 도박을 하면 집에 대한 남편 지분을 아내에게 넘긴다고 혼후계약서에 써두면 효력이 있을까?
▶답= 반복되는 도박 때문에 가족 재산이 위험해졌다면 이런 조건을 넣고 싶어질 수 있다. 다시 카지노에 가거나 큰돈을 도박으로 잃으면 집이나 투자계좌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도록 정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합의하고 서명한 뒤 공증까지 받으면 확실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캘리포니아는 무과실 이혼 제도를 따르기 때문에 이혼 때 배우자의 잘못을 이유로 재산상 벌을 주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지 않는다.
Diosdado v. Diosdado 사건에서는 외도한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5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In re Marriage of Mehren & Dargan 사건에서도 남편이 다시 약물을 사용하면 특정 공동재산 권리를 아내에게 넘기기로 합의했으나, 법원은 이런 구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다시 도박하면 집을 포기한다"는 조항도 주의해야 한다. 도박을 막기 위한 목적이 있더라도 배우자의 특정 행동에 대한 벌처럼 작용한다면 나중에 효력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도박 문제가 있는 배우자와 혼후계약서를 작성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미래 행동에 조건을 붙이기보다, 부부가 현재 합의해 특정 집이나 투자계좌의 소유관계를 명확히 정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또 단순히 도박을 한 것과 배우자 몰래 공동재산을 빼내 큰돈을 잃은 것은 다른 문제다. 실제로 부부 재산에 손해를 입혔다면 돈의 출처, 손실 규모, 배우자로서 지켜야 할 재산관리 의무 위반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도박 관련 조항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혼후계약서 전체가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가 되는 조항을 다른 재산합의와 떼어낼 수 있다면 그 조항만 인정되지 않고 나머지는 남을 수 있다. 반대로 그 조항이 계약의 핵심이라면 계약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결국 강한 문구를 넣는 것과 법원이 이를 인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도박으로부터 재산을 보호하려면 미래의 잘못에 벌을 붙이기보다 현재 재산관계를 정리하고, 실제 손실이 생겼을 때 대응 방식을 따로 정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