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내셔널리그(NL) 타율 1위 경쟁을 하던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최근 30경기 타율 1할대(.189)로 추락 중이다. 이정후에게 우호적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중계진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후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10회 드류 길버트의 결승 투런 홈런에 힘입어 6-5로 이겼지만 이정후에겐 웃을 수 없는 하루였다. 이날까지 올 시즌 140경기 타율 2할7푼4리(529타수 145안타) 9홈런 55타점 출루율 .317 장타율 .397 OPS .714로 성적이 떨어졌다.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다.
5월말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뒤 무섭게 몰아치며 6월11일 시즌 타율 3할3푼8리로 정점을 찍은 이정후는 전반기 88경기 타율 3할2리(331타수 100안타) 5홈런 33타점 OPS .762로 활약했다. 그러나 후반기 52경기 타율 2할2푼7리(198타수 45안타) 4홈런 22타점 OPS .633에 그치며 시즌 성적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되고 있다. wRC+는 98로 오히려 지난해(107)보다 떨어졌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한 달 사이 성적 급락이 뼈아프다. 최근 30경기 타율 1할8푼9리(111타수 21안타) 무홈런 9타점 OPS .487로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호수비에 걸리는 등 운이 따르지 않기도 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진이다. 외야 수비 불안까지 드러내며 최근 들어 지명타자로 나서거나 좌완 투수 선발시 라인업에서 빠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시기이긴 해도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주관 방송사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중계진도 이정후의 부진에 안타까워했다. 캐스터 데이브 플레밍은 이날 6회 이정후 타석에서 “이정후가 올해 마지막 한 주를 정말 잘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올 시즌 대부분이 그에게 긍정적이었는데 지난 한 달 사이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해설가 하비에르 로페즈는 “이정후는 10호 홈런을 치고 싶어 하지만 여전히 컨택 위주의 타격을 하고 있다. 563타석에서 삼진이 56개에 불과하다. 헛스윙이 많지 않다”며 이정후의 부진을 의아해했다. 최근 30경기 1할대 부진에도 이정후의 삼진율은 9.0%로 시즌 삼진율(10.0%)보다 더 낮을 만큼 장점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레밍은 결국 또 체력 문제로 봤다. 그는 “이정후의 이전 빅리그 경험에서 봤듯이 시즌이 길다는 점 때문일 수도 있다. 빅리그 시즌은 더 길고, 체력적인 부담이 그를 조금씩 지치게 하는 것 같다”면서도 “내 생각에 이정후는 더 크고 강한 선수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에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지만 옆에 서있으면 생각하는 것보다 덩치가 더 크다”며 겉보기에 말라 보이는 이정후의 체격이 그렇게 처지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미 150경기를 뛰며 풀타임 시즌을 경험한 이정후이기에 단순히 체력 문제로 해석할 수도 없다. 전체적인 성적 그래프를 봐도 지난해와 다른 경향성을 보인다.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치고 나간 뒤 5~6월 장기 부진에 시달리다 후반기에 성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9월에는 20경기 타율 3할1푼5리(73타수 23안타) 1홈런 7타점 OPS .792로 활약했다. 반면 올해는 시즌 극초반에 크게 부진했지만 4월 중순부터 6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다 7월부터 하강 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정후가 해답을 찾아야 한다. 비시즌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이왕이면 남은 시즌 10경기에서 최대한 만회하고 끝내는 게 좋다. 18일 휴식일을 갖는 샌프란시스코는 19~21일 LA 다저스 상대로 원정 3연전을 치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