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신청 절차로 LA카운티의 접근금지명령이 가정폭력 피해자를 제때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복잡한 신청 절차와 송달 지연으로 LA카운티의 접근금지명령이 가정폭력 피해자를 제때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5건 가운데 실제 발부되는 것은 1건 정도에 그쳤다. 어렵게 명령을 받아도 가해자에게 전달되지 않아 보호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LA타임스는 LA카운티 수피리어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종 접근금지명령 신청이 인용된 비율은 21%에 불과했다고 16일 보도했다.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지난해 접수된 1만4824건 가운데 24%만 발부됐다. 13%는 기각됐고 57%는 신청인의 절차 지연 등을 이유로 각하됐다. 가주 전체 각하율 29%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피해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기각된 사건보다 복잡한 절차를 마치지 못해 법원의 판단조차 받지 못한 사건이 훨씬 많았다는 의미다.
피해자는 여러 신청서와 폭행·협박 증거를 준비하고 법원 심리에도 출석해야 한다. 대부분 변호사 없이 생업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다 법률 지원도 부족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명령이 발부된 뒤에도 허점은 남는다. 가해자에게 명령서가 정식으로 전달돼야 위반 시 체포·처벌 등 강제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명령서는 통상 셰리프 요원이나 제3자가 전달하지만, 가해자가 문을 열지 않거나 해당 주소에 살지 않는다고 하면 송달이 늦어진다. 법원의 보호명령을 받아도 가해자에게 전달되기 전까지는 실질적인 보호를 받기 어려운 구조다.
LA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해 송달에는 평균 6일이 걸렸으며, 11% 이상은 2주를 넘겼다. 송달에 실패한 사건 가운데 24%는 자택에서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고, 15%는 상대방이 해당 주소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리되지 않았다.
셰리프국은 서로 다른 날짜와 시간대에 세 차례 송달을 시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약 2100명의 담당 인력이 송달과 법원 경비, 수감자 호송을 함께 맡고 있다. 2024~2025 회계연도 가정폭력 관련 송달 요청만 1만8500건이 넘어 신속한 처리가 어렵다.
제도의 허점은 노라 비야누에바 캄파노르 사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캄파노르는 2024년 4월 남편 제시 카리요에게 성폭행과 흉기 위협, 살해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해 긴급보호명령에 이어 임시 접근금지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셰리프국의 송달 시도는 카리요가 해당 주소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패했다. 가족은 당시 집에 다른 사람이 살지 않았고 집주인도 수사기관이 방문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명령서가 14일간 전달되지 않은 사이 카리요는 캄파노르를 강제로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당일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뒤에야 명령서를 전달받았다. 캄파노르는 이후 장기 접근금지명령을 받았지만, 약 4개월 뒤 카리요에게 납치돼 총격으로 결국 숨졌다.
LA타임스가 검시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2025년 LA카운티에서 살해된 여성 156명 가운데 최소 63명은 전·현직 연인이나 가족 등 가까운 사람에게 목숨을 잃었다. 최소 10명은 생전에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했지만, 장기 보호명령을 받은 여성은 4명뿐이었다. 3명은 신청 후 며칠 만에 살해됐다.
LA카운티가 2년 전 내놓은 개선안 13건 가운데 완료된 것은 3건에 불과해 피해자를 신청부터 송달·집행까지 끊김 없이 보호할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