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번주 발표하려던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추가 관세 발표를 24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이후로 미룰 거란 관측이 17일(현지시간) 나왔다. 당초 계획엔 중국에 대한 7.5%의 추가 관세 부과 방안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국빈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미룬 트럼프는 23일 미국을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기 위해 직접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나가 환영식을 열 계획이다. 트럼프가 직접 공항에서 외국 지도자를 영접하는 건 집권 2기 들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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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기? 협상 전략?…관세 발표 미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미·중 정상회담 전에 과잉 생산 문제에 대한 무역 보고서를 발표하려던 계획을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공식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발표 시점이 연기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고서엔 중국산 제품에 7.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지만, 실제 부과될 대중(對中) 관세율이 변화될지 여부도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무역대표부(USTR)과 백악관은 관세 발표 연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시 주석의 방미 전에 관세를 부과해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했거나, 회담 결과를 반영해 관세를 결정하겠다는 일종의 압박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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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항 영접…“中에 대한 구애 전략”
트럼프는 시 주석에 대한 극진한 대우를 예고하고 있다. AFP에 따르면 트럼프는 정상회담 전날인 23일 오후 워싱턴에 도착하는 시 주석을 직접 공항에서 영접할 계획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공항에서 외국 지도자를 영접하는 건 집권 2기 들어 처음”이라며 “시 주석으로부터 성과를 얻어내기 위한 구애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홀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중국과의 무역 합의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가 미국과 동등한 ‘빅2’를 자처하는 시 주석을 배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시 주석은 트럼프와 동등하게 보이길 바라기 때문에 이는 중국 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힐 역시 “트럼프의 공항 영접은 지난 5월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 때 시 주석이 레드카펫을 깔아준 데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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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부주석 보냈는데…선거 앞둔 조바심?
트럼프의 공항 영접은 지난 5월 중국의 의전 수준을 넘어선다. 당시 중국 측의 공항 의전은 시 주석이 아닌 한정(韓正) 부주석이 맡았다. 시 주석은 이튿날 열린 정상회담 장소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환영식 때 레드카펫을 깔고 트럼프를 맞이했다.
지난 5월 13일 중국을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 공항에서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의 영접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오는 24일 미국을 방문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에 직접 나가 환영식을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시 주석에 대한 극진한 대우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의 상황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입장에선 선거의 쟁점으로 부상한 이란전쟁과 관련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 등 핵심광물도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등을 대량 구매하지 않을 경우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받게될 가능성도 있다. 또 인공지능(AI) 산업의 속도조절론이 대두되는 등 AI 분야 역시 선거의 쟁점으로 부상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에 앞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동해 정상회담의 의제를 최종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300억 달러(약 6조 2000억원) 규모의 관세 인하와 관련 양측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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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양보하고 경제적 이득 취할 가능성”
로이터통신은 선거를 앞두고 가시적 성과를 원하는 트럼프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완화하는 대신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는 대만에 14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보류하며 “이는 매우 좋은 협상 카드”라고 언급해왔다. 당장의 경제적 이득이 생길 경우 대만에 대한 안보 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다.
지난 5월 15일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시 주석은 5월 정상회담 기간 여러차례에 걸쳐 트럼프와 악수를 나누면서 자신의 손을 위쪽에 위치하게 하려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며 미국과 동등한 입장임을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FP=연합뉴스
트럼프는 더 나아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대만을 적극 방어하겠다”고 공언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의 입장에 대해 명확히 언급한 적이 없다.
만약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약화될 경우 이는 아시아 전역의 안보에 급격한 위협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가 대만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대가로 중국의 미국 상품 구매 약속을 받으려는 움직임”이라며 “트럼프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를 어필할 수 있는 전략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