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지난해 1월 이후 전국에서 한국 국적자 5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00명 이상은 추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단체 ‘스톱 AAPI 헤이트’가 UCLA와 UC버클리가 공동 운영하는 추방데이터프로젝트(DDP)의 자료를 분석해 15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0일부터 올해 8월 6일까지 한국 국적자 528명이 ICE에 체포됐다. 같은 기간 488명이 구금됐으며 429명이 추방됐다. 체포된 10명 중 8명꼴인 약 81%가 추방된 셈이다. 〈그래픽 참조〉
지역별로는 가주에서 가장 많은 아시아계가 체포됐다. 가주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체포 건수는 전체의 약 25%를 차지했다. 이어 텍사스 13%, 뉴욕 9% 순이었다. 세 지역에서 전체 아시아계 체포의 절반 가까이가 이뤄진 셈이다. 가주에서는 같은 기간 한국 국적자 63명이 체포됐다.
한국 국적 체포자는 전체 아시아계 체포자의 2.5%를 차지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계만 놓고 보면 8.8%였다.
추방에서는 한국 국적자의 비중이 더 높았다. 전체 아시아계 추방자의 4.5%를 차지했으며, 동아시아계 추방자 가운데서는 14.8%가 한국 국적자였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은 아시아계 국가 가운데 체포와 구금에서 각각 7위, 추방에서는 6위였다.
특히 체포자와 구금자의 절반 이상은 인도와 중국 출신이었다. 두 국가 출신은 전체 아시아계 체포자의 약 54%, 전체 구금자의 약 53%를 차지했다.
아시아계 전체로 보면 같은 기간 2만1078명이 체포됐다. 구금자는 1만8769명, 추방자는 9590명으로 집계됐다. ICE 구금시설에서 숨진 아시아 국가 출신도 11명에 달했다.
아시아계에 대한 단속은 이전 행정부 때보다 훨씬 가파르게 늘었다. 체포는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같은 기간보다 5배 넘게 늘었고, 구금은 6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추방은 10배 넘게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전체 이민 단속도 증가했지만 아시아계의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프라밀라 자야팔(민주·워싱턴) 연방하원의원은 이 같은 단속 실태를 두고 “폭력과 잔혹함의 패턴”이라며 “이 모든 통계 하나하나에는 기본적인 권리와 존엄성을 짓밟힌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법원은 남가주에서 이민 당국의 영장 없는 체포에 제동을 걸었다.
LA연방법원의 마메 에우시-멘사 프림퐁 판사는 지난 2일 이민 단속 요원의 영장 없는 체포를 제한하는 예비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요원들은 영장 없이 체포하기 전 대상자가 영장을 발부받기 전에 도주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단순히 불법 체류 상태라는 이유만으로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없다.
법원은 도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구체적인 근거도 기록하도록 했다. 이민 당국이 도주 위험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거나 불법 체류 사실만을 근거로 영장 없이 체포한 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명령은 LA와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벤투라, 샌타바버라,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 등 연방법원 가주 중부지법 관할 지역에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