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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인 경제생활 설문조사 - 4. 고물가 및 생활비 부담] 한인 76% "고물가로 살림살이 팍팍"

Los Angeles

2026.09.1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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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대비 5.7%포인트 늘어…인플레 장기화 영향
식료품·개스값 급등으로 10명 중 8명 생활비 부담
지출 자제 등 방어적 소비 일상화, 부업 병행 증가세
장기화된 고물가 영향으로 한인들의 가계 형편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에서 식료품을 고르는 소비자들. [로이터]

장기화된 고물가 영향으로 한인들의 가계 형편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에서 식료품을 고르는 소비자들. [로이터]

그래프

그래프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한인 가계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등 생활비 지출이 늘고 가계 형편이 나빠졌다는 한인의 비율이 증가했다. 필수 지출이 증가하면서 생활방식에 변화를 주며 대응하는 가정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부담에 추가 소득을 얻기 위해 부업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본지가 뱅크오브호프의 후원으로 실시한 ‘2026 한인 경제생활 설문조사’에서 물가 상승으로 올해 가계 상태가 ‘나빠졌다’는 한인들의 비율은 76.4%에 달했다. 지난 2023년 70.7%보다 5.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물가 상승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23.3%에서 18.0%로 감소했다. 가계 상태가 ‘좋아졌다’는 이들은 고작 0.5%였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고물가에 대한 부담이 3년 전보다 오히려 커졌다는 점이다.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시기를 지나 상승세가 둔화한 가운데 이미 높아진 가격 수준이 가계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조사에서 생활비 지출이 증가했다는 응답 역시 80.2%에 달했다. 이는 2023년 81.9%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즉, 한인 10명 중 8명은 수년째 높은 생활비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부담이 커진 항목은 식료품이었다. 식료품 비용 상승 부담을 토로한 한인들의 비율은 59.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 2023년 60.7%에서 59.4%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항목을 크게 앞섰다.
 
이어 주유비가 20.0%, 주거비 8.3%, 외식비 6.3%, 유틸리티 비용 4.1% 순이었다. 특히 주유비를 꼽은 비율은 2023년 13.7%에서 올해 20.0%로 6.3%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한인 가계가 느끼는 물가 부담이 선택적인 소비보다 식료품과 차량 유지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출에 집중돼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 비용에 대한 부담이 급증한 것이다.
 
높아진 생활비로 인해 한인들의 소비 방식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증가에 대응해 ‘구매량을 줄였다’는 응답이 27.4%로 가장 많았으며 외식·여가비 축소가 25.1%, 저렴한 대체상품 구매가 23.5%로 뒤를 이었다. 세 응답을 합하면 76.0%에 달한다. 단순히 지출 항목 하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량과 여가비, 대체품 구매까지 동시에 조정하는 방어적인 소비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매량 축소’는 2023년 25.0%에서 올해 27.4%로 증가한 반면 ‘여유자금을 사용한다’는 8.6%에서 5.2%로 낮아졌다. 생활비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저축이나 여유자금으로 생활비 상승분을 메우기보다 소비 자체를 줄이는 가계가 늘어난 모습이다.
 
아예 추가 소득원을 찾는 한인도 늘었다. 본업 외 부업을 병행한다는 응답은 2023년 13.7%에서 올해 16.4%로 2.7%포인트 증가했다. 여전히 한인 대다수는 부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6명 중 1명가량은 두 개 이상의 소득원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부업 중에는 우버 등 차량 공유 서비스가 26.7%로 2023년 22.0%보다 늘었다. 음식배달은 7.3%, 매장 관리·판매는 5.6%, 전자상거래는 4.4%였다.  
 
가계의 불안은 앞으로의 재정 전망에서도 드러났다. 향후 가장 우려되는 재정적 요인으로 물가 상승을 꼽은 응답이 25.5%였으며 주거비용 14.8%, 고정 월 페이먼트 부담 9.5%, 은퇴자금 마련이 8.8%로 뒤를 이었다. ‘기타’ 응답이 29.1%로 가장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제시된 항목 가운데서는 물가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자영업자들의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후 비즈니스 운영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33.1%로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 18.6%의 약 1.8배였다. 2023년과 비교해 악화 전망은 31.6%에서 33.1%로 높아졌으며 개선 전망은 21.0%에서 18.6%로 낮아졌다. 현재의 비용 부담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오히려 약해진 것이다.
 
고물가의 영향이 단순한 체감경기 악화에 머물지 않고, 한인들은 구매량과 외식·여가비를 줄이고 저렴한 상품으로 이동하는 동시에 일부는 부업을 통해 소득을 보충하고 있다. 소비를 줄이는 것만으로 생활비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려운 가계에서는 지출 조정과 소득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물가 상승으로 가계 형편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2023년보다 증가했다는 것은 높은 가격 수준이 누적되면서 가계의 부담도 쌓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자영업자의 경기 전망까지 악화하면서 한인 가계는 당장의 생활비뿐 아니라 앞으로의 소득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모습이다.
 
 

우훈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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