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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억 수익’ 슈퍼개미 알고보니…지인 26명 계좌 끌어모아 시세조종

중앙일보

2026.09.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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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사진은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뉴스1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대거 사들인 뒤 3년 넘게 시세를 조종해 약 6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30대 전업투자자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전업투자자 A씨(35)를 지난 17일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전업투자자 B씨(36)는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3년 5개월간 한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1만5908차례에 걸쳐 시세조종 주문을 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고급 와인 등 미식 모임에서 알게 된 사업가와 의사 등 26명에게 투자 수익을 나눠주겠다며 자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로부터 총 47개 증권계좌와 6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제공받고 코인·사채업자에게서 약 120억원을 빌렸다.

이를 바탕으로 총 3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시장 유통 물량의 4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A씨는 주식 5% 이상을 보유하거나 이후 보유 비율이 1% 이상 변동하면 5일 이내 보고해야 하는 의무도 3차례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연쇄 반대매매 위기에 놓이자 A씨는 친구인 B씨에게 고가매수 주문과 통정매매 등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A씨가 1만5908차례 시세조종 주문을 내 약 62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관리한 지인 계좌 전체의 이득액은 497억원에 달했다. A씨는 자금과 계좌를 맡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일임 대가로 16억원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종목 주가는 1만1800원에서 4만5800원까지 올랐고 한때 5만11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5월 한 증권사발 하한가 사태 이후 연쇄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4일 만에 4만5800원에서 2만2050원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 16일 기준 주가는 6790원이다.

검찰은 A씨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투자자들에게 거짓 진술을 부탁하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성공한 슈퍼개미 이미지를 구축한 피고인이 주변에서 자금과 계좌를 모집해 우량주 장기투자를 빙자한 레버리지 이용 초장기 시세조종 범행”이라고 밝혔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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