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난 16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AI 고속제트무인기가 이륙 후 추락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AI 고속제트기가 이륙과 동시에 훈련장 바닥으로 추락하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어 발진한 2호기는 이륙에는 성공했으나 곧 신호가 끊기며 자취를 감췄다. 다른 방산업체가 만든 직충돌드론도 이륙 직후 추락했고, 드론탑재공대지유도탄은 투하 후 표적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6년 국방 드론기술전’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방산 관계자 등 22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군과 기업이 개발한 드론 등의 기술 시연이 진행됐다. 시연에 나선 장비 17개 중 드론 4개, 대드론 장비 1개 등 총 6개가 기능 구현에 실패했는데,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주파수 간섭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해 개발 중인 ‘한국형 자폭드론’이 지난달 25일 부산 남방 공해상에서 진행된 전투실험에서 실패했다. 해당 드론은 해상의 고속 무인 표적정을 향해 두 차례 발진했으나 모두 4초 이내에 바다로 추락했다.
연이은 실패를 두고 국내 드론의 전반적인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상용 서경대 교수는 “시험 비행 장소를 찾기 어렵다 보니 문제점을 파악하는 게 제한된다. 한국은 공역이 복잡한 데다 군사적 환경 때문에 개발 단계에서 충분히 비행을 할 환경을 갖추기 어렵다”며 “무인기 시험 비행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소액·분산형 연구개발(R&D)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다윗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공급망이 취약한 점을 고려해 볼 때 단가만 낮추는 조달로는 보안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경쟁을 거쳐 드론 그룹별로 업체를 선발해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망 재구축, 장기 구매 구조를 반영한 드론 사업 생태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신 연구위원은 “미국 등과의 기술협력과 공동개발을 추진하면서 전장에서 성능이 검증된 드론 체계를 조기에 확보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