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도로변 안전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은 운송업체 소속 트럭이 연루된 치명적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뉴스가 연방 기록 수백만 건을 분석한 결과, 2019년 이후 연방 운행 허가를 받고도 사고 전 도로변 안전점검 기록이 없던 트럭회사들이 연루된 사고로 2000명 이상이 숨졌다. 2024년 이후만 보면 543건의 사고에서 621명이 사망했다.
도로변 안전점검은 위험한 트럭과 운전자, 운송업체를 사고 전에 걸러내는 정부의 핵심 장치다. 그러나 트럭 운행 거리는 늘어난 반면, 주행거리 대비 점검 건수는 2016년 이후 약 20% 줄었다.
CBS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주 경계를 넘나드는 트럭회사 가운데 약 60%가 단 한 차례도 점검을 받지 않았다. 한 주 안에서만 운행하는 업체는 80% 이상이 미점검 상태였고, 버스업체도 86%가 점검을 받지 않았다.
치명적 사고와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2019년 이후 발생한 사망 사고 7건 중 1건은 사고 전 1년 동안 점검을 받지 않은 운송업체가 관련돼 있었다. 해당 사고는 4807건, 사망자는 5366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점검 감소가 곧 위험 차량과 부적격 운전자를 도로에서 걸러낼 기회를 줄인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도로변 점검에서 운전자나 차량을 즉시 운행 중지시킬 만큼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 비율은 약 20%로, 10년 전 17%보다 높아졌다.
점검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력 부족이 꼽힌다. 대부분의 도로변 점검은 주 정부 기관이 담당하지만, 여러 주가 퇴직 증가와 낮은 임금, 채용난 때문에 충분한 점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연방정부에 보고했다.
연방 자동차운송안전청(FMCSA)은 도로변 점검이 고위험 운송업체를 걸러내는 “1차 방어선”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자체 추산에 따르면 약 1만1000건의 점검이 사고 사망자 1명을 예방할 수 있으며, 팬데믹 이후 매년 약 50만 건의 점검이 줄어든 상황은 연간 수십 명의 추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특히 소규모 운송업체에서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대형 업체는 평판과 법적 책임 때문에 안전 규정을 지킬 유인이 크지만, 소규모 업체는 점검 간격이 길어질수록 규정 준수 압박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뉴저지 턴파이크에서는 넥스트레벨익스프레스 소속 트럭이 갓길에 정차한 SUV를 들이받아 부부와 10대 딸이 숨지고 또 다른 딸이 크게 다쳤다. CBS뉴스가 검토한 연방 기록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고 전 최소 10년 동안 도로변 안전점검을 받은 기록이 없었다.
사고 트럭 운전자는 상업용 운전면허 없이 트랙터트레일러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도로변 점검에서 적발됐다면 즉시 운행 중지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위반이다.
유가족은 운전자와 회사, 회사 소유주를 상대로 과실과 무모한 운행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 당국은 단속과 점검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전국적으로 줄어든 점검 인력과 미점검 운송업체 문제는 여전히 도로 안전의 큰 빈틈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