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아시안게임 무대에 도전하는 ‘페이커’ 이상혁의 시선은 이미 금메달을 향해 곧게 뻗어 있었다. 비록 미국과의 평가전 1일 차 경기에는 직접 경기에 나서지 않고 벤치에서 팀의 완승을 지켜봤지만, 다가오는 2일 차 베트남전 출전 가능성을 열어두며 팀의 중심으로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강동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9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국가대표 평가전 1일 차 미국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1세트(20분 42초), 2세트(19분 52초), 3세트(20분 13초) 모두 20분 안팎으로 압도적인 화력쇼를 펼치며 3-0 완승을 거뒀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하루 뒤인 20일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2일 차 일정을 소화한다.
첫날 미국전 평가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던 이상혁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책임감, 소속 팀과 다른 국가대표 일정의 차이, 그리고 팀을 향한 깊은 신뢰를 차분한 어조로 풀어냈다.
세 번째 아시안게임을 맞이하는 이상혁에게도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은 매번 새롭고 치열한 도전이다. 그는 프로 시즌과 국가대표 일정의 가장 큰 차이로 ‘시간의 제약’을 꼽았다.
“프로 시즌은 장기간 호흡을 맞추는 레이스지만, 국가대표는 각 팀에서 차출되어 짧은 기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선수들 간에 의견을 완벽히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짧은 준비 기간에 불만을 토로하기 보다 이상혁은 자신의 역할을 집중했다. 팀에서 요구하는 역할과 국가대표로서 수행해야 할 임무의 미묘한 차이를 빠르게 조율하고, 자신이 가진 역량을 팀 컬러에 녹여내는 것이 현재 그가 가장 몰두하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철학 역시 인상적이었다. 수많은 우승 컵을 들어 올린 전설의 멘탈 관리법은 생각외로 담백했다.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의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철학이다.
“최대한 결과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과정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만족스러운 내용을 만들어냈다면 결과가 어떻든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이런 마인드가 오히려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진]OSEN DB.
미국과의 평가전 1일 차 경기에서 후배들이 20분 만에 상대를 셧아웃시키는 압도적인 화력을 뽐낸 것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직접 협곡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팀 합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빠르게 경기를 지배한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합을 맞춘 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현재 우리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좋은 경기였다.”
미국전을 산뜻하게 출발한 대표팀은 이제 하루 뒤인 20일 베트남과의 2일 차 일정을 앞두고 있다. 벤치에서 팀의 첫날 승리를 조율했던 이상혁의 베트남전 출전 여부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인터뷰 말미, 이상혁은 남은 기간에 대한 강한 각오를 다졌다. 비록 이번 평가전 무대에서 숨을 고르기도 했지만, 다가오는 실전에서는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남은 기간 정말 모든 걸 다 쏟아부어 준비하겠다. 조금의 빈틈도 없이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