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토요일 저녁 경기도 신도시, 이른바 ‘한국판 베벌리 힐스’라 불리는 고급 전원주택단지.
한 집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남편의 직장 선배 부부와 아이들까지 초대한 파티. 음식부터 장식, 아이들 놀이까지 안주인의 야무진 솜씨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 “오늘 밤은 멈추지 않을 거예요. 다들 끝까지 즐겨주셔야 해요.” "
그런데 파티가 끝나고 뒷정리까지 마친 아내가 ‘친한 언니 집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7월 11일 경기도 안성의 펜션. 퇴실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그 방에서는 인기척이 없었다. 굳게 닫힌 문 너머, 시간은 멈춘 듯했다. 불안감이 엄습한 펜션 사장이 마른침을 삼키며 문을 두드렸다.
“손님, 무슨 일 있으세요? 안에 아무도 없습니까?”
답은 없었다. 불길한 정적만이 복도를 채웠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사장은 마스터키를 꺼내어 열쇠 구멍에 꽂았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손잡이를 돌리려는 순간, 무언가 이질적인 저항감이 손끝에 전해졌다. 문이 미세하게 덜컹거릴 뿐, 열리지 않았다. 힘껏 몸을 밀어넣자, ‘찍—!’ 문틀 사방을 촘촘히 메우던 테이프가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문틈 사이로 뿌연 연기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잠시 후 사장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방 한가운데, 네 명의 남녀가 일렬로 나란히 누워 있었다. 그들의 손과 발은 청테이프로 꽁꽁 결박되어 있었다.
펜션에서 숨진 여성 중 한 명은 남자의 사라진 아내였다.
지난 주말 성대한 파티를 열면서도 싫은 기색 한 번 보인 적 없던 아내였다. 늘 밝고 긍정적이었던 그가 연고도 없는 지역의 펜션에서 낯선 이들과 손발이 묶인 채 사망했다니. 충격을 넘어선 공포가 엄습했다.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이미지
9년 전 인턴으로 만난 유진씨와 동욱씨는 연애 끝에 부부가 됐다. 유진씨는 두 아이를 키우며 직장과 살림을 완벽히 해냈고, 매일 시어머니께 안부를 묻고 병간호까지 도맡았다. 자신에겐 명품백 하나 사지 않으면서도 남편에겐 3년마다 BMW·아우디·포르쉐 파나메라를 사줬다.
당신과 아이들에게 좋은 것 해줄 때가 제일 기쁘다던 내조의 여왕. 그런 아내가 갑자기 사망했다. 경찰은 그의 죽음을 ‘자살’이라고 결론지었다.
“그 사람이 왜요. 실종 전날까지도 우리 집에서 파티했다고요. 내 아내와 같이 있던 그 사람들은 대체 누굽니까?” 갑작스럽게 시작된 균열은 평범했던 일상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죽은 아내의 휴대전화 속에서는 이해 못할 메시지도 발견됐다.
유진(가명)씨가 생전 엄마와 나눈 문자들
유진: 엄마 통화돼? 엄마: 응 이제 봤네. 한 살을 먹어도 너는 볼 수가 없구나. 미국에 거주하는 장모님은 쓰러져 혼수상태라고 했는데…문자를 보내다니?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파티에 참석했던 직장 선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