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대통령이 확실하게 공소취소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으니, 특검법은 그대로 밀고 가면 된다. 내일(21일) 모여서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일부 신속하게 (특검법을) 추진해 달라는 말씀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특검의 권한 사항 중에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며 공소취소권 삭제를 요청한 데 따른 변화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 4월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부에선 “국정과제 1번이 아니다”(지난달 27일 김영진 의원) 등 특검법 신중론이 우세했다. 특검법의 공소취소 조항으로 6·3 지방선거에서 역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악의적인 수사, 조작의 의심이 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특검을 통해서 진상을 규명하는 게 맞다”며 공소취소가 빠진 특검 필요성만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짊어야 했던 정치적 부담이 줄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이제 국민의힘도 소모적인 정쟁과 무책임한 국정 발목잡기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특검법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내부에서도 긍정 기류가 흐른다. 당내 강경파들이 모인 법사위에서조차도 “역풍을 맞는다”며 특검법 추진을 우려했던 분위기가 뒤바뀐 것이다. 한 법사위원은 “빠르게 처리하자고 지도부에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고, 다른 법사위원은 “특검법이란 칼을 뽑았으면 쓰는 게 맞다”고 밝혔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뉴시스
여권의 특검법 재추진 배경에는 분위기 전환 목적도 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가 검찰의 표적 수사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수사자료 유출 때문이라는 판단이 있어서다.
수도권의 중진 의원은 “한 의원은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이었다.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조작수사로 작성된 이 대통령의 체포동의안을 읊었다”며 “특검법을 통해 한 의원을 잘못을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의 초선 의원도 “김 전 후보자 낙마는 역설적으로 특검법 추진의 명분을 만들었다”며 “신약 청탁 의혹 수사가 사실상 이재명 표적수사였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여론 동향과 당내 의견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법사위원 소속 의원도 “문제가 되는 내용은 수정하고, 법 통과 시점도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공소취소권이 빠지면서 오히려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는 평도 나온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특검에 공소취소권을 부여한 건, 검사들이 공소취소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며 “결국 재판까지 가야 결론이 나는 상황이라 너무 소모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