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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기사 쓰면 못 들어와”…CNN 등 백악관서 쫓겨났다

중앙일보

2026.09.20 00:02 2026.09.2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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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보도를 한다는 이유로 CNN 등 3개 언론사의 백악관 출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실제로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해당 언론사들은 물론 보수 성향 언론인들까지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을 출입하는 벳시 클라인 CNN 선임기자 등 CNN과 MS NOW 기자들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밖 길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생중계에 나섰다. 백악관을 경비하는 비밀경호국(SS) 요원이 이들의 출입증이 비활성화됐다고 알리고 출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출입증도 회수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하는 벳시 클라인 CNN 선임기자가 백악관 단지 인근에서 생중계 방송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하는 벳시 클라인 CNN 선임기자가 백악관 단지 인근에서 생중계 방송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출입증을 회수당한 아카일라 가드너 MS NOW 기자(왼쪽부터), 벳시 클라인 CNN 선임기자, 샤이엔 해슬렛 폴리티코 기자.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출입증을 회수당한 아카일라 가드너 MS NOW 기자(왼쪽부터), 벳시 클라인 CNN 선임기자, 샤이엔 해슬렛 폴리티코 기자. AP=연합뉴스


이는 트럼프가 출입 금지를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트럼프는 전날 트루스소셜에서 CNN과 MS NOW,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백악관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러 부정적인 기사를 쓰는 사람들을 국민의 집에 들일 필요가 없다”며 이들 매체가 지속해서 “가짜뉴스”를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이 퇴출 이유를 묻자 “CNN을 보면 그냥 가짜다. MS NOW, 폴리티코가 쓴 기사도 가짜”라는 취지로 말하며 “그들이 나아진다면 다시 들어올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특정 기사 때문은 아니라며 “지난 몇 년간의 보도가 누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출입 금지 대상을 더 늘릴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는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도 “가짜뉴스”라며 백악관에 이들 신문을 더는 비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의 제임스 브래디 기자회견실 내 장비에 CNN 스티커가 부착된 모습. AF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의 제임스 브래디 기자회견실 내 장비에 CNN 스티커가 부착된 모습. AFP=연합뉴스


이에 CNN은 “백악관 등 정부 시설에 대한 물리적 접근을 제한하더라도 미국 정부에 대한 취재는 계속될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MS NOW와 폴리티코 역시 출입 제한에 맞서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법정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세 매체는 이번 조치가 언론·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수정헌법 1조는 종교·언론·출판·집회·청원 등 기본적 자유를 정부가 침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의 조치는 경쟁 매체뿐 아니라 보수 성향 언론인들의 반발도 불러왔다. NYT와 WP, AP통신 등은 보도 내용 때문에 특정 언론사의 출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폭스뉴스 앵커이자 백악관기자협회(WHCA) 회장인 재키 하인리히도 “대통령이 해당 언론사의 보도를 좋아하는지 여부에 따라 수정헌법 1조의 보호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출입권을 즉각 복구하라고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와 언론의 출입권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기 행정부였던 2018년 백악관은 중간선거 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와 이민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인 짐 아코스타 CNN 기자의 출입증을 박탈했다가 연방법원의 명령으로 돌려줬다. 2019년에도 트럼프와 설전을 벌인 브라이언 카렘 당시 플레이보이 백악관 기자의 출입증을 30일간 정지했지만 연방법원이 효력을 중단시켰다.

지난해에는 트럼프가 지시한 ‘미국만(Gulf of America)’ 대신 기존 명칭인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계속 사용한 AP통신의 백악관 행사 및 대통령 전용기 취재 등을 2월부터 제한했다. AP가 소송을 내자 연방법원은 4월 보도 관점을 이유로 기자를 차별할 수 없다며 출입 제한을 풀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이 6월 이 명령의 효력을 대부분 정지했고, 소송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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