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9일 토요일 런던에서 열린 애리조나 주립대 선 데빌스와 캔자스대 제이호크스의 NCAA 대학 미식축구 경기 중 대형 스크린에 비친 관중 모습. AP=연합뉴스
‘유니언 잭 클래식’으로 이름 붙여진 애리조나주립대와 캔자스대의 전미대학스포츠연맹(NCAA) 풋볼 경기가 열린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경기장.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이 경기장의 3층 관람석은 텅텅 비어 있었다. 경기장 최대 수용인원은 9만명이지만, 4만6523명이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주최 측의 목표였던 6만명에도 한참 못 미쳤다. 흥행 성적만 본다면 B학점을 주기도 어려웠다.
2026년 9월 19일 토요일 런던에서 열린 애리조나 주립대 선 데빌스와 캔자스 제이호크스의 NCAA 대학 미식축구 경기 중 캔자스 제이호크스의 쿼터백 아이재아 마셜(8번)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기도 다소 늘어졌다. 캔자스대의 턴오버가 속출하면서 애리조나주립대가 24-17로 승리했다. 빅12 콘퍼런스 소속인 두 팀은 경기 후 각각 3위(애리조나주립대)와 10위(캔자스대)에 자리를 잡았다. 경기 내용과 관계없이 관중석의 열기는 뜨거웠다. 1, 2층 관중석에 자리한 미국 원정 팬과 영국 관중은 미국 대학 스포츠 특유의 화려한 ‘쇼’에 열광했다. 특히 캔자스대 마칭밴드가 영국 출신 전설적 밴드인 비틀스의 ‘트위스트 앤드 샤우트’를 연주할 때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치어리딩 팀의 공연과 경기 전후로 펼쳐진 불꽃놀이도 눈길을 잡았다. 대학 스포츠만의 전통과 오락 요소만큼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2026년 9월 19일 토요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애리조나 주립대와 캔자스대의 NCAA 대학 미식축구 경기 전, 팬들이 웸블리 웨이(Wembley Way)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어도 이날 경기처럼 미국 대학 스포츠의 해외 진출 시도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빅12 콘퍼런스를 비롯한 미국 대학스포츠의 여러 리그 및 종목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빅12 콘퍼런스의 경우에도 이날 경기뿐 아니라 이미 지난달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에어 링구스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시즌 개막전을 열었다. 풋볼만이 아니다. NCAA는 조만간 프랑스 파리에서는 대학 여자농구 경기를, 멕시코 몬테레이 등지에서는 대학 야구와 풋볼 포스트시즌 경기(보울게임)를 열 예정이다.
2026년 9월 19일 토요일 런던에서 열린 애리조나 주립대와 캔자스대의 NCAA 대학 미식축구 경기 전, 팬들이 '웸블리 웨이(Wembley Way)'에서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학 스포츠가 해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건 자국 시장 포화라는 현실 속에서 이를 타개할 또 다른 수익 선이 필요해서다. 가장 큰 수익선인 중계권료가 제자리인 상황에서 학생 선수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NIL(이름·이미지·초상권) 제도까지 도입됐기 때문이다. 재정 부담이 늘고 있어 새로운 수익 창출이 절박하다. 부수적으로 해외 투어는 우수 학생 및 유학생을 유치하려는 대학의 브랜딩 전략에도 도움이 된다. 이번 유니언 잭 클래식의 주최 측은 “4만~5만 명 선 관중만 들어도 상업적으로 충분히 자립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미국 프로스포츠가 글로벌 투어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만큼 대학 스포츠도 특유의 응원 문화와 스토리를 앞세운다면 유럽과 중남미 등지에서 고정 팬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긍정적으로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