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당, 옛 동독주서 원외 퇴출 위기…베를린도 극우당 약진
사실상 '간접 신임투표'…또 참패하면 사임·조기총선 시나리오
독일 주의회 2곳 오늘 선거…메르츠 총리 운명 갈린다
기민당, 옛 동독주서 원외 퇴출 위기…베를린도 극우당 약진
사실상 '간접 신임투표'…또 참패하면 사임·조기총선 시나리오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베를린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 20일 오전(현지시간) 주의회 선거 투표가 시작했다.
중도 진영이 작센안할트주에서 극우 독일대안당(AfD)에 참패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린은 유권자 약 250만명,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은 약 130만명이다. 이날 오후 6시까지 투표 결과와 정당별 의석 배분을 토대로 새 주 정부가 꾸려지게 된다. 함부르크·브레멘과 함께 도시주(Stadtstaat)로 불리는 베를린은 주의회 선거를 거쳐 선출된 시장이 다른 연방주 총리와 같은 권한을 갖는다.
연방정부 다수파인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은 작센안할트주 선거 이후 2주 만에 또 패배가 예고됐다. 지난 17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포어슝스루페발렌 설문 결과를 보면 베를린에서 CDU 지지율은 20%로 좌파당(22%)에 뒤졌다. AfD는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인 베를린에서도 지지율 18%를 기록해 CDU를 추격하고 있다.
CDU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으로 다시 치러진 2023년 선거에서 득표율 28.2%로 승리해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그러나 CDU 소속 카이 베그너 시장이 올해 1월 대정전 사태 당시 여자친구와 테니스를 치고도 업무를 했다고 거짓말했다가 민심을 잃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재선 도전을 접었다. 좌파당이 1위를 차지할 경우 CDU·AfD를 빼고 SPD·녹색당(지지율 15%)과 진보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옛 동독 지역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는 CDU가 79석 중 현재 12석인 의석을 전부 잃거나 한 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다. 18일 여론조사에서 CDU 지지율은 6%로 의석 배분 최소 기준치인 5%를 간신히 넘었다.
이 지역에서는 SPD가 지지율 37%로 AfD(36%)를 막판에 추월했다. 1998년부터 주정부를 주도하는 SPD가 현재 연정 파트너인 좌파당(지지율 9%) 등을 포함해 정부를 다시 꾸릴 것으로 보인다.
CDU는 지난 6일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17.2%를 기록해 5년 전 37.1%에서 반토막 났다. 메르츠 총리는 CDU의 대패뿐 아니라 득표율 43.8%로 단독 정부 수립을 넘보는 AfD의 압승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휘말려 있다.
이날 주의회 선거 결과는 메르츠 총리에 대한 '간접 신임투표'가 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작센안할트주 선거 이후 CDU나 자매정당 기독사회당(CSU) 소속 다른 인사로 연방총리를 교체한다거나, 각종 개혁 작업에 발목 잡는 SPD와 연정을 깨고 소수 단독정부를 수립한다는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왔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언급되는 헨드리크 뷔스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를 비롯한 CDU 소속 8개주 총리는 지난 16일 연방총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내고 당내 분란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야권과 현지 매체들은 성명에 '프리드리히 메르츠'라는 이름이 없다며 리더십 논란을 계속 부추기고 있다. 오스트리아 일간 슈탄다르트는 "이미 새 연방총리를 염두에 뒀을 수 있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메르츠 총리는 이번 주 유엔총회 참석 일정도 취소하고 이날 저녁 출구조사 결과 발표 시간에 맞춰 CDU 지도부 회의를 소집했다. 현지 매체들은 메르츠 총리가 이 자리에서 당의 재신임을 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BR방송은 이날 베를린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양쪽에서 CDU가 또 참패할 경우 메르츠 총리가 자진 사임해 의회에서 총리를 새로 뽑거나 연정을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메르츠 총리는 유력 정치인 20명을 놓고 하는 선호도 조사에서 거의 매주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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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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