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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잡한 아들놈!” 엄마도 욕했다…트럼프 똑닮은 46세 장관

중앙일보

2026.09.20 13:00 2026.09.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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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난잡하고, 여성을 이용하는 남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네가 그런 남자야. "
지난 2018년 미국 여성 페넬로페는 아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엄마로서 괴롭지만 이것은 슬픈 진실”이라고 질책하면서다. 아들은 당시 부인과 이혼소송 중이었다. 출연하던 방송 프로그램의 PD와 불륜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혼외자까지 낳은 일 때문이었다.

6년 뒤인 2024년 11월 엄마의 메일은 뉴욕타임스(NYT)에 공개된다. 아들 피트 헤그세스(46)가 미국의 새 국방장관 후보자로 등장하면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5월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준비 중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5월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준비 중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질 논란도 있었다. 헤그세스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지만 국방부에서 일한 적도 없고 전역 후 경력은 방송 출연이 대부분이었다. 40대 예비역 소령이 약 900명의 ‘별(장성)’과 8500억 달러(약 1200조원)의 1년 예산을 자랑하는 미 국방부를 이끌 거라고 여긴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헤그세스를 장관에 임명한다. 자신처럼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을 했고, 인생의 위기를 방송 출연으로 반전시킨 점까지 닮은 헤그세스가 남 같지 않았던 것일까.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부인 제니퍼, 그들의 자녀 7명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한 모습. 사진 피트 헤그세스 페이스북 캡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부인 제니퍼, 그들의 자녀 7명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한 모습. 사진 피트 헤그세스 페이스북 캡처

‘트럼프 아바타’ 자처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7월 텍사스주 캐롤톤에서 열린 미 육군 행사에서 경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7월 텍사스주 캐롤톤에서 열린 미 육군 행사에서 경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헤그세스도 취임 1년 8개월이 흐르는 동안 철저하게 ‘트럼프 아바타’를 자처하며 펜타곤(국방부)을 쥐고 흔들고 있다. 트럼프를 대신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상징하거나 조 바이든 행정부와 연관된다고 의심되는 군인을 내쫓았다. 육군 참모총장, 육군·해군 장관을 비롯해 장성 20여명을 숙청하는 칼춤을 추면서다.

이란전쟁 결정 과정에도 트럼프를 대리했다. 지난 2월 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공격’ 프레젠테이션을 한 다음 날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댄 케인 합참의장 등은 전쟁에 반대했지만 헤그세스만 “전쟁 적기”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주장을 “좋은 것 같다”고 한 트럼프 뜻과 일치했다.
이란전쟁=십자군전쟁?…IS “이해한다”
피트 헤그세스의 문신들. 1번 사진은 '예루살렘 십자가 ' 2번 사진은 라틴어 '데우스 불트(신의 뜻)', 3번은 ‘우리는 국민으로서' 란 미 헌법 첫 구절이다. 4번은 마태복음 구절에서 따온 ‘칼이 꽂힌 십자가’ . 5번은 본인이 근무한 미 육군 187 보병연대 문장이다. 사진 정치학자 모니카 마크스 X 캡처

피트 헤그세스의 문신들. 1번 사진은 '예루살렘 십자가 ' 2번 사진은 라틴어 '데우스 불트(신의 뜻)', 3번은 ‘우리는 국민으로서' 란 미 헌법 첫 구절이다. 4번은 마태복음 구절에서 따온 ‘칼이 꽂힌 십자가’ . 5번은 본인이 근무한 미 육군 187 보병연대 문장이다. 사진 정치학자 모니카 마크스 X 캡처

문제는 헤그세스의 전쟁 관점이다. 그는 “모든 총알이 적에게 명중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란전쟁을 6개월 넘게 지휘하고 있다.

헤그세스는 2020년 쓴 책 『아메리칸 크루세이드』에서 “현 상황은 11세기(십자군전쟁 시기)와 유사하다. (이슬람과) 싸워야 한다”고 했다. 그가 몸에 새긴 10여 개의 문신 중엔 ‘예루살렘 십자가’ 등 기독교 극단주의와 연관된 것이 많다. 헤그세스가 기독교의 이름으로 무리한 공격 결정을 내리도록 트럼프를 부추길 거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비판은 집권 공화당에서도 나온다.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15일 헤그세스의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의회에 맞서 이란전쟁을 불법적으로 지속한 혐의다.

그럼에도 헤그세스는 꿈쩍하지 않는다. 그의 꿈은 ‘트럼프 대리인’ 이상일 수도 있다. “최측근과 대권 도전을 논의했다(NBC)”는 보도까지 최근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주 포레스트레이크 고등학교 졸업사진 속 피트 헤그세스. 사진 X 캡처

미국 미네소타주 포레스트레이크 고등학교 졸업사진 속 피트 헤그세스. 사진 X 캡처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1999년 프린스턴대 정치학과에 입학할 때만 해도 헤그세스는 지금과 모습이 사뭇 달랐다. 보수 이념과 기독교 신앙에 얽매이지 않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를 바꾼 건 2년 뒤 터진 9·11테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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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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