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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조절’ 반대 이유가 혹시?…“트럼프 일가, AI 주식 대량 매수”

중앙일보

2026.09.20 14:15 2026.09.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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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속도조절론이 논쟁거리로 부상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두 아들이 속도조절론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AI 속도조절론에 반대하며 오히려 AI산업을 지원할 ‘AI군’ 창설을 예고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료 문제와 관련된 발언 도중 관련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료 문제와 관련된 발언 도중 관련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공개된 3만여 건의 주식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와 그의 두 아들은 재집권 이후 칩과 서버, 에너지 인프라를 공급하며 AI 기술 개발 분야에 일조하는 기업들의 주식을 다수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델 테크놀로지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GE 버노바 등 AI 관련 기업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트럼프 일가는 특히 AI 속도조절론으로 관련 주식의 주가가 하락한 시점에도 관련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칩 제조업체인 브로드컴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데이터센터 장비회사인 크레도 테크놀로지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대상이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오프 골프 대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뒤로 에릭 트럼프, 라라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 트럼프 일가가 나란히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오프 골프 대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뒤로 에릭 트럼프, 라라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 트럼프 일가가 나란히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의 아들들도 투자회사를 통해 AI 및 데이터센터 관련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플로리다주에 본사가 있는 ‘1789 캐피털’의 파트너다.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디지털 인프라를 겨냥한 부동산 벤처에 초점을 맞춰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트럼프 일가가 소유하거나 가족과 연관된 기업도 AI 관련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럼프가 매일 게시물을 올리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는 데이터센터의 확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개발 회사와 아예 합병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파트너 베티나 앤더슨, 도널드 트럼프 3세, 스펜서 프레더릭 트럼프 등이 트럼프의 '아일랜드 오픈 골프대회' 참석에 동행해 대통기 전용기를 타고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에 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파트너 베티나 앤더슨, 도널드 트럼프 3세, 스펜서 프레더릭 트럼프 등이 트럼프의 '아일랜드 오픈 골프대회' 참석에 동행해 대통기 전용기를 타고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에 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에선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I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는 데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발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역시 동의한 상태다.

트럼프는 이러한 기류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AI 관련 사안이 공식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WP는 트럼프와 그의 일가가 AI 관련 주식을 대량 매입한 뒤 업계의 경고를 무시하고 AI 분야에서 오히려 속도를 낼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해 충돌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전용 차량 밖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전용 차량 밖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재임 중 자산을 백지신탁했지만, 트럼프는 장남이 수탁자인 신탁에 자산을 맡긴 상태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마음만 먹으면 개별 주식의 거래 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해충돌 가능성이 없다면서 “전적으로 독립적인 운용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를 담당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가족 구성원 누구도 투자 내역이나 시점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이날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 정부는 AI 기술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며 AI업계와 학계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AI 인류 궤멸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AI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의회 내 좌파의 이러한 요구는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자,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도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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