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개 회원·협력단체 뜻 모아…학계·시민사회·일반 시민 등 600여 명 참여 // 가족친화적 사회 전환과 미래세대의 지속가능성 위한 정책·문화적 과제 논의
사단법인 한국가족단체협의회(상임대표 황인자) 주최 ‘2026 글로벌패밀리포럼’이 지난 19일 서울 섬유센터 3층 텍스파 홀에서 열렸다.
[지난 9월 19일 서울 섬유센터 텍스파홀에서 열린 ‘2026 글로벌패밀리포럼’에서 주요 참석자와 시민들이 가족 가치 회복과 가족친화적 사회로의 전환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20개 회원단체와 160개 협력단체를 비롯해 600여 명이 참여했다]
‘인구·가족의 위기와 한국 가족문화의 가치-가족친화적 사회로의 전환과 미래세대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사)한국가족단체협의회 소속 20개 회원단체와 160개 협력단체를 비롯해 학계·전문가·시민사회·정책 관계자·일반 시민 등 6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포럼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2025년 0.80명으로 2년 연속 반등했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주거·보육·현금 지원 등 경제적 지원과 함께 결혼과 출산, 가족 형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론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황인자 상임대표는 개회사에서 저출생과 인간소외, 가족 해체를 세계가 함께 마주한 문명사적 위기로 진단했다. 황 상임대표는 “인간이 온전한 인격체로 서기까지 사랑과 책임을 배우는 최초의 학교이자 사회의 가장 근원적인 초석은 바로 가정”이라며 “과거의 낡은 권위주의는 극복하되 남녀의 동등한 존엄과 상호보완적 책임을 살린 K-가족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축사에서 베르나데트 테레즈 페르난데즈(Bernadette Therese C. Fernandez) 주한필리핀대사는 한국과 필리핀이 어르신 공경과 가족을 위한 헌신이라는 공통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공동체의 지원을 당부했다. 윤종필 전 국회의원은 지원금과 정책만으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가족문화 회복에 공감했고,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할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강조하며, 한국 가족문화의 가치가 가정과 지역사회를 넘어 국가 정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lobal Peace Foundation, GPF) 세계의장은 ‘가족의 위기를 넘어: 전통적 한국 가족 이상의 보편성과 중요성’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문 의장은 “저출생과 가족 붕괴는 정부 정책이나 경제적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한국인의 정체성과 가족문화의 뿌리를 회복해야 풀 수 있는 근본적 과제”라고 진단했다.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세계의장이 9월 19일 서울 섬유센터에서 열린 ‘2026 글로벌패밀리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문 의장은 홍익인간 정신에 뿌리를 둔 한국의 전통 가족 이상이 세계가 직면한 가족 위기의 보편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전통적 가족 이상은 서로의 인격과 가치를 존중하고 부모와 자녀, 세대와 세대가 ‘위하여 사는’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있다”며 “그 바탕에는 모든 인류를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한 5천 년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대가족 문화와 효·책임·희생의 가치는 세계가 직면한 가족 위기에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보편적 대안이라며, 청년들이 가족을 이루고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을 개인의 부담이 아닌 한국 사회와 인류의 미래를 여는 비전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강연 뒤에는 3대가 함께 하는 K-가족 합창단 공연과 ‘가족이 채우는 한반도, 한반도가 밝히는 세계’를 주제로 한 글로벌패밀리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가족사진을 한반도 조형물에 붙이며 가족에서 출발한 사랑과 책임을 사회와 세계로 확산하겠다는 실천 의지를 표현했다.
2부 세미나에서는 한국 가족문화의 현대적 의미와 저출생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두 편의 발표가 진행됐다.
유경명 휴먼앤패밀리글로벌연구소 소장은 ‘한국 가족문화의 현대적 의의와 부모·가정 중심 인성교육 모델’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 소장은 전통 가족윤리를 인간의 존엄과 상호책임에 맞게 계승해야 한다며, 부모의 모범과 공동실천, 성찰과 생활화로 이어지는 ‘홍익가정 인성교육 모델(H-FCEM)’을 제안했다. 유 소장은 “가정은 가치와 책임이 내면화되는 일차적인 교육환경”이라며 “부모·가정 중심 인성교육은 개별 가정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지역사회·국가가 함께 지원하는 협력적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은실 소비와가치연구소 소장 겸 고려대학교 겸임교수는 ‘저출생 인구위기 극복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경제적 지원을 넘어 가족 중심 문화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 소장은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청년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며, 인구 관리에서 건강한 가족관계를 지원하는 가족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소장은 “가족가치관의 재정립은 과거 가부장적 규범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성평등한 돌봄을 전제로 한 새로운 가족문화로 재구성돼야 한다”며 사회문화적 환경의 전반적인 개선을 강조했다.
조인범 (사)한국가족단체협의회 상임위원장의 폐회 인사로 마무리된 이날 포럼은 가족 가치 회복을 학술적 담론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공연과 시민 참여형 퍼포먼스로 연결해 국민적 공감대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사)한국가족단체협의회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전국 10개 지역본부를 거점으로 지역 시민사회와 각계 지도자의 연대를 확대하고, 세미나와 캠페인, K-가족축제 등 시민 참여형 가족 가치 회복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는 10월 3일 ‘코리안드림 한강대축제’에는 ‘K-가족 가치 체험존’을 운영하고, 앞으로 학교 교육과 학부모 지원 교육 분야로도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