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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내딛다’의 활용

Los Angeles

2026.09.20 18:00 2026.09.2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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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지 마. 왜 그렇게 서둘러.” 이 문장에서 ‘서둘지’와 ‘서둘러’의 기본형은 다르다. ‘서둘지’는 ‘서두르다’의 준말 ‘서둘다’, ‘서둘러’는 본말 ‘서두르다’가 기본형이다.
 
‘서두르다’는 ‘-어’가 결합할 때 ‘서두르어’가 되지 않고 ‘르’가 ‘ㄹㄹ’로 바뀐다. 그래서 ‘서둘러’가 됐다. ‘르’가 불규칙해진 것이어서 ‘르불규칙활용’이라고 불린다. ‘-고’ ‘-니’ ‘-지’ 같은 자음 어미가 올 때는 변하지 않고 ‘서두르고’ ‘서두르니’ ‘서두르지’가 된다.
 
‘서둘다’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서둘고’ ‘서두니’ ‘서둘지’처럼 활용되지만, 모음 어미 ‘-어’는  붙지 않는다. 본말의 활용형 ‘서둘러’를 두고 굳이 ‘서둘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표준어 규정은 ‘머무르다’의 준말 ‘머물다’, ‘서두르다’의 준말 ‘서둘다’ 등도 표준어로 삼고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제한을 두고 있다.
 
‘내딛다’는 ‘내디디다’의 준말이다. ‘서둘다’처럼 활용한다. 역시 모음 어미 ‘-어’가 오지 않는다. “용기 있는 걸음을 [내디뎌]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내디디다’를 활용해 대부분 ‘내디뎌’라고 말한다.  글로 옮길 때도 말처럼 ‘내디뎌(내디디어)’라고 적으면 된다.
 
그런데 ‘거두다’의 준말 ‘걷다’, ‘외우다’의 준말 ‘외다’는 각각 ‘걷어’ ‘외어’로 활용한다. 오랫동안 이렇게 써 온 현실을 반영해 표준으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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