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으로부터 문자 메시지 하나를 전달받았다. 지난 8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K-굿즈 페어’에 다녀온 LA 한인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가의 한인상의의 단체 대화방에 올린 글이라고 했다.
메시지 내용은 LA 한인상의의 라스베이거스 여행이 매우 즐겁고(?) 의미 있었는데 소위 ‘기레기’(쓰레기와 기자의 조합한 비하 표현)의 기사로 인해 행사 의미가 왜곡됐다는 것이었다. 해당 메시지를 봤을 120여 명의 대화방 참가자들의 반응을 일일이 알 수는 없다. 그런데 유쾌하지 않은 내용에 비속어와 실명까지 언급한 댓글도 올라왔다고 한다. 해당 기사를 썼던 기자 입장에선 터무니 없는 비방글이 내내 불편했다.
언론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비판 기능이다. 한인 언론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인 사회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감시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기자들은 기사를 통해 한인 단체들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때로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리 합당한 지적이라 해도 종종 이해 당사자는 기사 내용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기자들은 언제라도 독자의 비판을 수용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다.
다만 비판에는 합리적이고 일관된 시각과 함께 기사의 본질과 핵심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본인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막무가내로 비방부터 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LA한인상의 관계자가 불만을 표한 ‘LA한인상의 홀대’ (8월 28일자 경제 섹션) 기사의 출발점은 지난 8월 25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행사장 K-굿즈 페어 리본 커팅 현장이었다. 당시 LA한인상의 방문단은 리본 커팅에 초대받지 못했고, 일부 라스베이거스 현지 인력과 한상총연 간부들이 가위를 들고 커팅에 나섰다. LA 한인상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게 맞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자를 포함해 참석자들은 해당 행사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만큼, LA 한인상의도 리본 커팅에 참여해야 맞지 않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주최 측의 인식은 그렇지 않았고, 이후 여러 소규모 이벤트에서도 LA 한인상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행사가 마무리되면서 행사의 구성과 세부 집행이 한국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부의 통제하에 이뤄지다 보니 지역 대표성이나 역할 분담이 원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시에 일부 한인 상공인들은 LA 한인상의가 주최 조직인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이하 총연)와 함께 자기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게 맞지 않냐는 지적도 내놓았다. 결국 주최가 총연이면 LA 한인상의도 초기부터 도왔어야 맞지 않냐는 취지다.
‘홀대’ 기사 게재 후 몇몇 LA한인상의 이사들이 ‘보도의 진의’를 물어왔다. 리본 커팅이 뭐 그리 대수냐는 반박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LA 한인 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의 한 단면이며, 이런 상황을 잘 지적한 기사라는 긍정적 평가가 더 많았다.
핵심은 무엇일까. LA 한인사회는 LA 폭동 등 무수한 일들을 겪으며 터전을 다져왔다. 이런 역사를 가진 LA 한인사회는 해외 한인 이민자들의 역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LA한인상의는 LA한인사회의 지난한 여정을 함께 해 온 단체다. 그래서 대표성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LA 한인상의는 친목이나 동호회 수준의 단체가 아니어야 맞다. LA지역 한인 상공인과 한인 경제계를 대표해 활동하는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조직이어야 한다. 단체의 설립 취지도 이런 목표에 있다. 이런 원칙은 누가 상의를 이끌게 되더라도 변할 수 없는 단체의 존재 이유다.
기자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잘못된 일은 따갑게 지적할 것이다. 반면, 잘하는 일에는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한인사회의 외부의 불합리한 처우에도 함께 맞설 것이다.
LA 한인상의가 이름과 규모, 역사에 걸맞은 품위를 유지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봉사하는 단체가 되어주길 바랄 뿐이다. 그게 이번 ‘보도의 진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