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롤러코스터 정식 개장 “반복된 비명에 수면장애” 추가 방음벽에도 민원 계속 주민의회도 소음대책 촉구
(1) 새롭게 공개된 롤러코스터 '패스트 앤 퓨리어스: 할리우드 드리프트'가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2) 유니버설 스튜디오 측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설치한 900피트 높이의 방음벽. (3) 동네 주민 주디스 앤젤(74)이 소음 피해를 설명하고 있다. 김여진 인턴기자. [유니버설 앤드 유 웹사이트 캡처]
지금 할리우드에서는 스릴을 만끽하며 터져 나오는 즐거운 비명과 평온한 일상을 빼앗긴 주민들의 분노가 교차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16일 대중에 첫선을 보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의 새 롤러코스터 ‘패스트 앤 퓨리어스: 할리우드 드리프트’가 있다. 자동차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영화 ‘분노의 질주’를 어트랙션으로 구현해 낸 놀이기구다.
이 롤러코스터는 지난 7월 27일 시범 운행이 시작된 뒤부터 비명 소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고 시속 72마일로 4100피트 길이의 트랙을 내달리고 좌석까지 360도로 회전하다 보니 탑승객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이 비명이 테마파크 밖으로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소음이 됐다는 점이다.
이날 인근 톨루카 레이크 주택가에서는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밸리의 베벌리힐스’로 불리는 이 지역은 평소 조용한 주택가였지만, 시범 운행이 시작된 뒤 두 달 가까이 반복된 비명을 참다못한 주민들이 ‘유니버설 시티 네이버스’를 결성해 대응에 나섰다.
주민들은 “시범 운행 때는 그나마 하루 몇 시간이었지만 정식 개장 후에는 테마파크가 문을 여는 오전부터 폐장할 때까지 주 7일 비명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 주민들과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약 30초~1분 간격으로 멀리서 비명이 반복적으로 들려왔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측은 소음 저감을 위해 트랙에 자갈을 채우고 900피트가 넘는 방음벽과 차음막 2개를 설치했다.
민원이 이어지자 지역구의 애드린 나자리안 LA시의원은 소음 측정 결과가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추가 방음벽 설치를 요구했고, 유니버설 측도 이를 받아들여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비명 소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민 프레드 아이베리(51)는 수면 장애까지 겪고 있다. 두 달 가까이 비명 소리에 시달린 나머지 롤러코스터가 운행하지 않는 새벽에도 비명이 들리는 듯한 환청에 시달린다.
이 동네에서 30년간 거주한 로버트 서니(60)는 “창문을 닫아도 비명이 들린다”며 “손님을 초대하거나 책을 읽는 평범한 일상마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가 처한 입지적 한계도 보여준다. 테마파크 바로 옆에 주택가와 골프장이 맞닿아 있어 새 어트랙션을 들일 때마다 소음 등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웹사이트 ‘유니버설 앤 유(Universal & You)’도 운영해 왔지만, 주민들은 실제 대응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원을 제기해도 고위 경영진에게 전달하겠다는 정형화된 이메일 답변만 돌아왔다는 것이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주민들의 분노는 지역 차원의 대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레이터 톨루카 레이크 주민의회(GTLNC)와 스튜디오시티 주민의회(SCNC)는 소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해 LA카운티 정부에 제출했다.
오는 30일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관계자들과 만나 추가 소음 저감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동네 주민 주디스 앤젤(74)은 "사람은 비명을 들으면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다"며 "프리웨이에서 계속 들리는 차량 소음과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놀이기구 폐쇄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조용했던 동네를 돌려달라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