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째 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자금이 돌아왔지만 알트코인으로는 흐르지 않았다. 8월 말 국내 5대 거래소의 일 거래대금은 약 1조515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1% 늘었고, 업비트는 9587억원으로 92% 증가했다. 비트코인이 2개월 만에 7만달러선을 회복해 7만8000달러대까지 오른 결과다. 9월 1일에는 김치프리미엄이 약 1%로 전환해 5월 초 이후 가장 오래 유지됐다. 다만 현물 거래량이 함께 늘지 않아 유입의 지속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올해 국내 시장은 221일 중 123일(55%)이 역프리미엄이었다.
[이미지 제공 : 캡(CAP)]
이달 초 글로벌 금융사 21곳은 공동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로 합의했다. 북미 10곳, 유럽 8곳, 아시아·중동·아프리카 3곳이며 아시아권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한 곳이다. 법인 설립은 올해 하반기, 출시 목표는 2027년 상반기로 선결 조건 충족이 전제다. 국내에서도 하나금융이 BNK경남·iM·SC제일·OK저축은행·JB금융 등과 컨소시엄 협약을 맺었고, KB금융은 상표권을 다수 출원하며 송금 검증을 진행했다. 신한금융은 한·일 송금 '팍스 프로젝트' 1단계를 마쳤다.
발행 주체가 정해지면 다음 질문이 따라온다. 그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경로로 사용자에게 도달하느냐다. 국내 논의의 무게중심도 아직 은행 중심 컨소시엄 발행 구조와 거래소 지분 규제에 실려 있고, 그 이후 단계는 의제로 오르지 않았다.
온체인 크레딧 플랫폼 캡(Cap)은 지난달 27일 결제 인프라 업체 할리데이(Halliday)와의 연동을 발표했다. 할리데이는 신용·체크카드와 애플페이·구글페이, 8개 이상의 블록체인과 주요 중앙화 거래소를 지원하며 150개국 이상, 64개 이상 통화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용 절차는 지갑 연결에서 시작하고, 자금은 이용자가 직접 보관하는 자기수탁 방식이다.
앞서 8월 21일에는 네오뱅크용 계정 인프라 blend.money의 큐레이션 목록에 포함됐다. blend.money는 스텔라 기반 Blend Capital과 별개 프로젝트로, 자사 서비스를 "검증 가능한 신용"으로 설명한다.
캡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벤자민 사르키스 페이야드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는 단계와 실제로 쓰이는 단계는 다르다"며 "우리는 이용자를 직접 모으기보다, 이미 이용자를 확보한 서비스가 가져다 쓸 수 있는 형태로 남는 쪽을 택했다"고 말했다.
캡은 2025년 8월 메인넷을 가동해 지난달 1주년을 맞았다. 캡은 지난달 28일 예치금이 4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기반이며 지난달 6일 업비트 원화마켓에 상장됐다.
유통 경로가 넓어질수록 요구되는 것은 검증 가능성이다. 핀테크나 네오뱅크가 외부 수익원을 자사 상품에 얹으려면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지,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손실을 먼저 떠안는지를 이용자와 감독당국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캡은 차입자가 아니라 인수자가 초과담보를 예치해 1차 손실을 흡수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인수자는 차입자의 신용위험을 대신 떠안는 참여자다. 벤자민 CEO는 "핀테크가 외부 수익원을 검토할 때 먼저 묻는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먼저 손실을 떠안느냐"라며 "그 질문에 구조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당정 통합안은 추석 전 발의를 목표로 조율 중이다. 토큰증권(STO) 하위규정은 9~11월, 가상자산사업자(VASP) 재신고는 10~11월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발행 자격이 정리된 뒤에도 질문은 남는다. 그 스테이블코인을 무엇에 실어 나를 것이며, 이자를 준다면 재원은 어디서 오는가다. 발행 레이어의 규칙이 확정되는 시점이 유통 레이어 경쟁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