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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겨울 전지훈련, 유럽으로 가볼까

중앙일보

2026.09.20 22:11 2026.09.2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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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알가르브의 팔메라스 골프클럽. TY스포츠

포르투갈 알가르브의 팔메라스 골프클럽. TY스포츠

한국 골프 선수들의 겨울 전지훈련지는 주로 태국과 베트남이다. 따뜻하고 가깝고,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너무 덥고, 한국 관광객이 몰리면서 골프장이나 연습시설을 이용하기 불편할 때가 있다. 유흥가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11월 월드 골프 어워즈에서 세계 최고의 골프 여행지 1위에 선정됐고, 유럽 최고의 골프 여행지에도 4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포르투갈에는 골프의 중심은 남부 알가르브다. 알가르브는 서유럽에서 물가가 비교적 저렴하면서 겨울에도 온화한 지역이다.

포르투갈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정우 선수. TY스포츠

포르투갈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정우 선수. TY스포츠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왕 홍정민은 5년째 겨울마다 포르투갈 알가르브에서 훈련한다. 홍정민의 코치이자 TY스포츠 대표인 임영희 씨는 “포르투갈은 장점이 많아 다른 아카데미 선수나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는 전지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했다.

▶날씨
포르투갈의 겨울 기후는 ‘따뜻하다’기보다 ‘덥지 않다’에 가깝다. 알가르브의 대표 도시 파루의 1~2월 평균 낮 최고기온은 16~17도다. 방콕은 32~34도, 호찌민은 32~33도에 이른다. 확연히 다른 기후다.

지난겨울 포르투갈에서 훈련한 박현경은 “비가 많고 추웠다”고 했다. 반면 홍정민은 “무더운 동남아에 비해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취향 차이는 있겠지만, 야외 스포츠 선수가 훈련하며 기량을 다듬기에는 체력 소모가 심한 30도 넘는 무더위보다 10도 후반에서 20도 안팎의 온화한 기온이 유리하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온화한 기후의 지역에서 열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포르투갈에 다녀온 선수와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임영희 대표는 “지난해는 이상기후로 비가 유난히 많았다. 포르투갈은 겨울에 비가 많이 오는 편이지만 주로 밤에 내려 훈련이나 대회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했다.

▶비용
동남아의 장점은 비용이었지만 현지 물가가 많이 올랐고, 그린피·카트비·캐디피·연습장 이용료·현지 이동비를 따로 계산하면 처음 안내받은 금액보다 실제 지출이 커질 수 있다. 예전처럼 동남아 전훈이 무조건 저렴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졌다.

TY스포츠의 포르투갈 전지훈련 프로그램은 주 7일 무제한 라운드, 연습장 무제한 이용, 4성급 호텔, 한식 3식, 현지 이동, 훈련 프로그램, 포르투갈 주니어투어(PJT) 대회 참가를 묶어 2개월에 1인 1600만원이다. 임 대표는 “현지에서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없어 동남아 전지훈련과 비교해도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다.

숙소인 포르투갈 몰가도 골프장에 있는 트레이닝 시설. TY 스포츠

숙소인 포르투갈 몰가도 골프장에 있는 트레이닝 시설. TY 스포츠

▶훈련 시설
KPGA 선수 차율겸은 “포르투갈 전훈의 최고 장점은 코스의 변별력”이라고 꼽았다. 숙소인 몰가도 골프클럽에는 18홀 코스 두 곳과 드라이빙 레인지, 쇼트게임 시설, 숙박시설이 함께 있다. 이곳은 2017~2019년 3년 연속 포르투갈 오픈이 열린 곳이다. 유럽 투어 대회가 실제로 열렸던 코스에서 훈련하고 유럽 선수들과 마주칠 수 있다는 점은 선수들에게 또 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겨울 실전 무대도 있다. DP월드투어의 3부 투어 격인 클러치 투어 6개 대회가 열린다. TY 스포츠 프로그램은 포르투갈 주니어투어(PJT)와 연계돼 있다. U14, U16, U18, U23 선수가 참가할 수 있고 6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세계아마추어골프랭킹(WAGR) 포인트가 걸린 대회도 포함돼 있다.
포르투갈 전지훈련 중 주니어 대회를 치르는 선수들. TY 스포츠

포르투갈 전지훈련 중 주니어 대회를 치르는 선수들. TY 스포츠


▶주변 환경
태국이나 베트남의 대도시에는 유흥시설이 밀집한 지역이 있고, 각국 정부의 여행 안내에서도 마약이나 약물 관련 주의사항을 찾아볼 수 있다. 임영희 대표는 “포르티망의 몰가도처럼 골프장과 호텔이 자연 속에 붙어 있는 리조트는 숙박과 골프, 식사, 휴식의 동선을 한곳에 묶을 수 있다. 애초에 유흥시설에 접근할 일이 거의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소요 시간
인천에서 리스본까지는 대한항공 직항으로 약 15시간 10분이 걸린다. 대한항공은 2024년 9월 주 3회(수·금·일) 일정으로 이 노선에 취항했다. 방콕까지는 6시간 안팎이다. 포르투갈의 주요 골프 전훈지는 리스본이 아니라 알가르브에 있어 현지 차량 이동 시간도 필요하다. 태국이나 베트남보다 두세 배의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겨울철 시차도 한국과 9시간이라 2시간인 동남아보다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기간 전지훈련이라면 큰 문제는 아니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다면 출국과 귀국에 드는 하루 이틀은 전체 훈련 기간에 묻힐 수 있다. 겨울 전지훈련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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