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물파스 바르고 쇠사슬 결박”…11세 아동 숨지게 한 목사, 학대 인정

중앙일보

2026.09.21 00:12 2026.09.21 00:3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1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고 있는 천안의 한 교회 목사 A 씨(60대)가 지난달 14일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천안동남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11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고 있는 천안의 한 교회 목사 A 씨(60대)가 지난달 14일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천안동남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11세 아동을 쇠사슬로 결박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목사가 첫 재판에서 학대 행위는 인정했다. 다만 아동이 숨질 가능성을 예견했는지에 대해서는 부검 결과를 확인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조영진)는 21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교회 목사 A씨(60대)와 숨진 B군(11)의 외조모 C씨(50대)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 측 변호인은 “학대 행위 부분은 수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기억나는 부분은 대체로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B군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는지 판단하려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데, 부검 결과를 아직 기록에서 확인하지 못해 다음 기일까지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C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결박과 관련해서는 출근하느라 자리를 비웠던 사실이 있고, 학대 행위도 구체적인 사정까지는 알지 못한 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는 점을 양형에서 참작해 달라”고 했다.

A씨와 C씨는 지난달 5일 천안의 한 교회에서 B군에게 성인용 기저귀를 채운 채 38시간 동안 침대에 쇠사슬로 결박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군은 당시 체온이 41.5도까지 오르고 의식이 저하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약 3시간 뒤 숨졌다.

검찰에 따르면 B군은 지난 7월 26일과 29일쯤 교회 밖으로 나가 경찰에 학대 사실을 알렸다. A씨는 이에 화가 나 나무 막대기로 B군의 손바닥과 발바닥 등을 수십 차례 때린 혐의도 받는다.

A씨는 B군이 경찰관에게 “보육원으로 보내달라”고 말한 사실을 알고 지난달 2일 교회 예배실에서 B군의 몸에 물파스를 문질러 바르고 휴지를 입에 넣은 뒤 뺨을 때린 혐의도 받는다.

C씨도 같은 날 B군이 버릇없이 군다는 이유로 얼굴을 손바닥으로 4~5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의 사실상 양아들인 같은 교회 신도 D씨도 지난달 초 B군을 폭행하고 결박하는 과정에 가담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재판부는 A씨 측의 증거 인정 여부에 따라 향후 증거조사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1일 오후 2시 10분 열린다.



박종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