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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여아 울고 있었다” 아내 경악…남편이 숨긴 그 비디오 정체

중앙일보

2026.09.2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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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중플 시리즈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사건을 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취재수첩을 펼치고, 수십 년 묵은 기록을 뒤지며 진실의 파편을 모아온 사람들. 〈그것이 알고 싶다〉〈꼬꼬무〉〈용감한 형사들〉을 만든 최삼호(28년 차) PD와 장윤정(27년 차) 작가가 함께 이 시리즈를 씁니다. 수십 년의 현장 취재에서 끝내 잊지 못한 사건들, 방송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던 그 장면들을 이제 글로 꺼냅니다. 그들이 꼽은 최악의 사건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당신은 지금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자음과 모음, 숫자, 알파벳, 일본어, 특수문자까지 뒤섞인 360개의 기호. 일부는 아예 해독할 수 없도록 혼선을 주기 위해 만든 기호였다.

2017년 미제사건 전담반이 한 남자의 교도소 수감실을 압수수색해 찾아낸 다섯 장의 문건이었다. 언뜻 보면 알아볼 수 없는 낙서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규칙성이 있었다.

“암호다!”

해독에 매달린 탁민철 팀장이 처음 확인한 것은 이 암호가 최근 급조된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본인이 약 10년간 암호를 써왔다, 앞으로는 보안과 암호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남들이 알아볼 수 없는 자신만의 언어를 만드는 데 10년씩이나 쏟아부어야 했던 이유가 뭘까요?”

형사들이 죽는 순간까지 잊지 못할 거라고 말한 남자, 고창진(가명)이었다. 그를 향한 추격은 15년 전 한 빌라에서 벌어진 살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 피해자의 입을 베어버린 살인

2002년 7월 3일. 한 빌라 안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집안엔 선혈이 낭자했다. 피 웅덩이 한가운데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그 옆에 한 여자가 정신을 놓고 울고 있었다. 사망한 피해자의 친누나였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이곳엔 한 사람이 더 있었다고 했다.

“동생이 현관문을 열러 나갔다가 갑자기 칼에 찔렸어요. 달아나는 동생의 뒤를 쫓아가 찌르고 또 찌르고…. 결국….”


“범인의 얼굴을 보셨습니까?”

“그럼요. 어제까지 제 남편이었던 사람이에요. 고창진(가명). 어제 이혼한 전 남편입니다.”

흉기로 피해자를 10여 차례 이상 무참하게 찔러 살해한 범인은 놀랍게도 여자의 전 남편, 사망한 피해자가 매형이라고 부르던 남자였다.
이혼 사유는 남편의 잦은 구타. 이혼이 결정된 다음 날 고씨는 전처를 납치하기 위해 집으로 찾아갔지만 동생이 있었다.

현관문 밖에서 기회를 노리던 고씨는 때마침 더위를 피하려 문을 연 피해자를 안으로 밀치며 들어가면서 오른쪽 옆구리를 힘껏 찔렀다. 치명적인 자창은 주로 복부에 집중됐다. 그런데 얼굴에도 눈에 띄는 상처가 남아 있었다. 피해자의 입 부위를 길게 베어버린 흔적이었다.

왜 하필 입이었을까? 기록을 보면서 나는 막연하게 다른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다. 피해자의 누나인 고씨의 전처가 훗날 털어놨다는 그 얘기 때문이었다.

“제가, 봐서는 안 될 걸 봤어요.”

사진 unsplash

사진 unsplash

#2. 푸른 수염의 비밀


아내는 청소하던 중 쓰레기통 안에서 묵직한 검정 비닐봉투를 발견했다. 안에 든 것은 못 보던 비디오 테이프 두 개였다.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 테이프를 본 것을 남편에게 들켜선 안 된다고. 하지만 손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테이프를 데크에 넣고 재생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영상이 흘러나왔다. 어둡고 칙칙한 공간에서 맨살을 드러내며 누워 있던 화면 속 남자는 그의 남편이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의 몸을 훑은 카메라가 옆으로 방향을 틀자 또 다른 한 사람이 앵글에 잡혔다.

“설마….”

(계속)

이 끔찍한 영상을 본 아내는 이혼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비디오에 관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이혼 바로 다음 날, 전남편은 아내의 동생을 무참히 살해했다.


그 무렵 한 마을에선 6월마다 초등학생이 사라졌고, 두 사건 사이로 남편의 수상한 행적이 겹쳐졌다.


몇 년 뒤에는 고씨의 집과 그 끔찍한 비디오를 기억하는 남성 피해자까지 나타났다.

“그 형 집에 가면 늘 제 또래 아이들이 나오는 영상이 있었어요.”

아내가 본 소녀는 누구였으며, 고씨는 왜 감옥에서까지 360개의 암호를 만들었을까.
형사들이 20년 넘게 그를 쫓는 이유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8489

최삼호.장윤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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