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4, LAFC)이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고, 실력으로 증명했다. 직전 경기에서 혹평을 받았던 그가 1골 1도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LAFC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8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와 2-2로 비겼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LAFC는 승점 41(11승 8무 8패)로 서부 컨퍼런스 6위에 머물렀다.
손흥민은 4-3-3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지난 13일 캔자스시티전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세컨더리 어시스트'를 기록하긴 했으나 3차례 슈팅을 시도해 모두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후 충격적인 비판도 제기됐다. LAFC 소식을 다루는 유명 팟캐스트 '해피 풋 새드 풋'의 한 패널은 "손흥민의 폼이 완전히 죽어버렸다. 완벽히 끝났다"라며 "손흥민은 다음 시즌이 끝나면 은퇴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이 계속해서 슈팅 기회를 놓쳤다며 팀만의 잘못이 아니라 손흥민 개인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 LAFC 소셜 미디어.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달랐다. 손흥민은 초반부터 터치와 과감한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며 기회를 엿봤다. 동료 공격수 아르만도 지프의 아쉬운 헛발질이 아니었다면 이른 시간 어시스트를 올릴 수도 있었다.
직접 득점포도 가동했다. 손흥민은 전반 34분 중앙에서 공을 잡은 뒤 상대 박스 부근까지 빠르게 전진했다. 이후 수비수를 앞에 두고 타이밍을 뺏었고,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손흥민의 리그 6호 골이었다.
미국 현지 중계진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골이었다. 해설진은 "손흥민의 움직임을 봐라. 처음에는 스리백 뒤쪽에서 내려와 있었다. 그런데 손흥민이 스리백에서 떨어져 나온 이유는 드니 부앙가와 지프가 손흥민보다 더 전진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덕분에 손흥민이 들어갈 공간이 생겼다. 마무리도 정말 훌륭하지만, 이 장면은 양쪽 윙어의 움직임이 핵심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산호세의 스리백은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때 손흥민이 내려와서 공간을 잡았다. 그리고 마법을 부린다. 공을 잡고 몇 차례 터치한 뒤, 앵거스 건이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으로 아름답게 감아 찼다"라며 "이 각도에서 보니 정말 멋진 장면이다"라고 극찬했다.
[사진] LAFC 소셜 미디어.
LAFC는 선제골 직후 센터백 애런 롱의 다이렉트 퇴장으로 분위기가 꺾였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활약은 계속됐다. 그는 후반 8분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다리로 패스를 통과시켰고, 반대편에서 연결받은 부앙가가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시즌 13도움을 기록하며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이후 10명으로 잘 버티던 LAFC는 후반 25분 프레스턴 저드에게 만회골을 허용했다. 손흥민이 다시 두 골 차를 만들 뻔했다. 후반 27분 박스 우측을 파고든 뒤 슈팅한 공이 수비에 굴절되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손흥민에게 공을 건넨 세르지 팔렌시아의 반칙이 선언되면서 득점 취소됐다.
제 몫을 다한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2분 제레미 에보비세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 웃을 수 없었다. LAFC가 후반 추가시간 8분 리드 로버츠에게 극적인 동점골을 허용했기 때문. 자신이 벤치로 물러난 뒤 실점하는 패턴이 반복된 손흥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결과를 떠나 손흥민을 향한 의심의 시선을 바꿔놓기엔 충분한 90분이었다. 경기 후 마르크 도스 산토스 LAFC 감독 역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쏘니는 팀을 위한, 정말 팀 중심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나로 단단히 뭉쳐 있고 서로를 위해 뛰는 팀이었기에 경기 막판까지 그런 투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